[집중탐구 화려한 휴가]시시콜콜 제작 뒷이야기

김현록 기자  |  2007.07.18 08:49


"우리는 화려한 팀워크∼!"

화제 속에 개봉을 준비 중인 '화려한 휴가'에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 대규모 제작비, 1980년 5월 광주의 완벽한 재현 외에도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날의 광주를 그려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탓이다.

그 날 광주 사람들에 관한 묘사나 금남로의 모습, 자그마한 소품 하나에 이르기까지 허투루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숨결을 담아내겠다는 욕심으로 모인 출연진과 스태프는 자신들의 땀과 정성을 영화에 불어넣었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김지훈 감독과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 박철민 등 배우와 스태프의 끈끈한 정과 팀워크였다.

◆안성기표 오징어, 지금도 못잊어

스태프들 사이에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이 촬영장의 대선배가 손수 구워주던 이른바 '안성기표 오징어'다. '화려한 휴가'의 촬영이 지난해 11월 말까지 이어지면서 스태프와 출연진들은 초겨울 찬바람을 맞아가며 밤샘 촬영을 하는 일이 잦았다.

이때 두 팔을 걷어부친 사람이 바로 안성기. 극중 캐릭터처럼 현장에서 '대장님'으로 불리던 안성기는 고생하는 후배들이 안쓰럽다며 직접 간식 '공수'에 나섰다. 그는 촬영장인 광주 인근의 대형 마트를 들며 매일 밤 20∼30축, 무려 400∼600마리 분량의 마른 오징어를 사다가 손수 구워주며 후배들을 다독였다.

'안성기표 오징어'의 효과는 곧 나타났다. 안성기의 오징어를 먹는 맛에 은근히 밤 촬영을 기다리는 스태프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는 후문이다.

◆알뜰파 김지훈 감독 "숙소는 한 곳만"

김지훈 감독은 감독이면서도 제작비와 부대비용을 알뜰하게 챙기기로 이름이 나 있다. 여느 영화 한 편을 완성할 만한 제작비가 광주 금남로 세트를 짓는 데 고스란히 들어가기도 했지만, 물량을 투입할 땐 하더라도 아낄 땐 아끼자고 김 감독은 다짐했다.

이에 따라 '화려한 휴가' 팀은 남도를 누빈 로케이션 촬영에도 오로지 광주에만 숙소를 잡아 장거리 출퇴근을 계속해야 했다. 전주, 강경, 군산, 장항, 서천, 나주, 복성 등 로케이션 장소들은 대부분 이동 시간만 3시간 이상 걸리는 곳들이다. 그러나 한 곳의 숙소를 계속해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김 감독은 이를 고집했다.

이 과정에서 안성기는 또 다시 스태프를 감동시켰다. 제작진은 이 같은 장거리 이동 촬영 중에도 연배가 있는 안성기를 위해서는 현지 숙소를 제공했다.

그러나 안성기는 이를 정중하게 사양했다. "감독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덕분에 '화려한 휴가'팀 전체가 빠짐없이 광주에 머물며 더욱 단단한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



◆박철민 매니저 결혼.. 감독이 대타 자처

'화려한 휴가'의 활력소 박철민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던 매니저는 영화 촬영 중 백년 가약을 맺었다. 박철민은 진심으로 축하했지만 지방 촬영 중 그 공백을 메우기가 결코 쉽지는 않았다. 더욱이 매니저가 무엇보다 아침 기상에 심혈을 기울였을 만큼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렇다고 평생 한 번 있는 결혼식 허니문을 미룰 수는 없는 일. 이에 그 일을 대신 하겠다고 나선 이가 바로 김지훈 감독이었다. 매니저를 자청한 김지훈 감독은 박철민의 아침 기상을 최우선으로 삼아 촬영에 제대로 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김 감독은 이후 10일 동안 매일 아침 '모닝콜'과 현장 이동을 직접 책임지며 매니저 노릇을 톡톡히 했다.

◆포니택시는 이집트에서, 옷은 중국에서

80년 광주를 재현하는 탓에 '화려한 휴가'의 세트 제작팀과 미술팀, 의상팀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작은 소품 하나를 구하는 데도 발품과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이들을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노란색 포니 택시 공수. 주인공 김상경의 극중 직업이 택시기사이기에 그가 몰 수 있는 1980년대 택시와 거리 분위기를 낼 만한 다른 택시들이 여러 대 필요했다.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제작진은 결국 이집트에 포니 택시가 있다는 소식을 접수했다.

필요한 자동차는 모두 5대. 1대는 비행기로, 나머지는 배로 가져오느라 공수가 늦어져 촬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옷은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중국에 들렀던 김지훈 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 입던 옷들이 시장에서 평상복으로 팔리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어 눈에 띈 옷들을 모두 사왔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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