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드라마 '사육신'에 때아닌 '김문기 논란'

김현록 기자  |  2007.07.20 18:27


방송 사상 최초로 북한 조선중앙TV에 주문 제작 방식으로 완성된 KBS 방송 80년 특별기획 드라마 '사육신'의 방송을 앞두고 때아닌 '김문기' 논란이 불거졌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사육신'의 시청자 공개 시사회가 끝난 뒤, 일부 참석자들이 "역사왜곡 사육신 드라마 방영 즉각 중단하라"는 유인물을 돌리면서 잠시 소동이 벌어졌다.

자신을 사단법인 한국학연구원이라고 밝힌 이들은 유인물을 통해 단종 복위 직전 최고회의는 공조판서 겸 삼군도진무(군 최고고위직)인 김문기가 주재했으며, 거사의 성패를 결정지을 군 동원도 김문기가 맡은 사실을 그대로 방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육신'의 김문기 부분에 대한 수정 방영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정사인 '조선왕조실록'에 의거, 바로잡은 사육신의 역사를 국가 공영방송인 KBS가 왜곡하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남성우 편성본부장은 "사육신은 공식 직함이나 명칭이 아니고, 단종복위운동 한참 뒤에 남효은이라는 사람이 쓴 '육신전'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이후에 와서 누가 사육신이고 아니다는 논란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밝혔다.

제작 실무에 관여한 나상엽 PD는 "'사육신'을 드라마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육신'은 북한이 만든 드라마일 뿐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논란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연출자가 생각하는 연출관과 작가가 생각하는 작가관이 합치돼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나 PD는 이어 "북한 작가 김일중씨가 김문기 부분과 관련한 내용을 소상히 밝혀오기도 했다"며 "다음달 2일 메이킹 필름을 방송하면서 김문기와 관련한 북측의 해석을 방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 PD는 "북측이 해석하는 조선시대 인식과 역사관이 놀랄 만큼 우리와 비슷했다"며 "여러 관점에서 상당히 흡사한 점을 발견했고, 이런 점이 남북한 동질성을 회복하는 첫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KBS가 현금 70만 달러, 제작장비 등 140만 달러 현물지원 등 총 210만 달러를 지원한 '사육신'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총 5년이 걸려 제작된 작품이다.

오는 8월8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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