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는 배우일까? DJ일까? 예능인일까?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잣대는 이 사이에 있으며, 김원희 또한 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한 때는 자신의 코믹스러운 이미지를 떨쳐버리려 징글징글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연기경력 15년 중 불과 5년, 예능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출연한 그 5년의 시간이 연기자 김원희를 대중에게서 멀어지게 했다. 김원희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사랑방선수와 어머니'(감독 임영성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는 그런 김원희의 고민이 담겨있다. 분명 그녀는 대중이 원하는 대로 웃음을 선사하지만 또 김원희가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세심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코믹 이미지 벗으려 발버둥칠 때도 있었다"는 김원희와 '사랑방선수와 어머니' 시사회 직후 만났다.
-'사랑방선수와 어머니'에서 홀로 딸을 키우는 여인 역을 맡았는데 웃음 만큼 눈물 연기도 절절해 인상적이었다.
▶원래 쉬어야 할 컨디션이었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하게 됐다. 코미디라기 보다는 멜로라고 생각했다. 두 가지 버전으로 찍었는데 감독님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만족한다.
-'사랑방선수와 어머니'를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해남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온 일이 많았다. 연기야 뭐 직업이니깐. 감독님이 주관이 뚜렷해 의견 대립도 좀 있었다. 결국에는 감독님 뜻대로 다 했지만.
-'가문의 위기' 시리즈 이후 또 코믹 연기에 도전하냐는 우려도 있었다.
▶5년전까지 출연했던 드라마에서는 항상 진지한 연기를 했다. 그러다 예능에서 코미디 이미지로 굳혀졌다. 사실 그런 이미지를 가지다보니 감독들이 두 배로 밝게 해달라고 요구할 때가 많다. 하지만 사실 밝고 명랑한 연기는 나와 맞지 않는다. 예능에서는 내 성격이 드러날 뿐이다.
그래서 감독들이 더욱 웃긴 것을 요구할 때는 성질도 낸다. 어떻게 더 웃기냐고. 난 연기할 때는 에드리브도 일부러 하지 않는다.
-예능 이미지를 그대로 영화에 가져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문 시리즈로 영화에 입문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티는 안내지만 난 MBC 공채 출신인데...
한 때는 나를 보고 사람들이 웃어주는게 재미있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순간 부터 크게 좋지만은 않았다. 몇 년간 그런 것을 깨보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도 받아들이려 한다. 일부러 이쪽(예능)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가문의 부활' 때 출연을 안하려 했다. 코믹 이미지가 너무 굳어질 것 같아서다. 그런데 전작 출연진이 모두 다하는데 나만 안한다고 하기에 그랬다. 그래서 비중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코믹 이미지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하던데.
라디오는 교감을 준다. 지하에서 독립운동하는 내 팬들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단골손님으로 찾아준다. 연예인을 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난 A형이라 잘한다 잘한다라고 해야 잘하는 편이다.
영화는 욕심이다. 사실 나이도 먹었고 쉬엄쉬엄해도 되는데 자존심이랄까, 뒤늦게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난 포기가 빠른 편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회피를 했던 것도 같다. 젊었을 때 이렇게 열심히 했다면 벌써 뭐가돼도 됐을텐데.(웃음)
-결혼을 하고 난 뒤 더욱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결혼을 해서 그런지 불의를 보면 선뜻 나서게 나설 수 있게 된다. 후배들이 불이익을 당하면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고. 아줌마라서 그런가.
아이가 생기기 전에 열심히 하려 한다. 어차피 초산이 노산인지라.(웃음) 남편이 많이 이해해준다. 둘 다 일을 우선하는 사람이라. 신혼인데 밥도 잘 못챙겨줘서 미안할 따름이다. 오랜 기간 동안 연애하다 결혼했다고 미화된 부분도 좀 있지만 워낙 이해를 잘 해준다.
-결혼 때문인지 나이 때문인지 좀 더 편안해 진 것 같다.
▶예전에는 나이를 먹는 게 좋아요, 이런 사람들 이해가 안됐다. 다 보톡스 맞을 거면서. 이랬다. 그런데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어느 순간 나도 아이 엄마 연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더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좀 섭섭해질 것 같기도 하다.
-다양한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악역을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이 때라는 생각이 든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 김희애 선배 연기를 보고 엄청 마음이 동했다. 일탈 같은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난다.
-'따사모' 활동을 비롯해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
▶'따사모'를 처음 7~8명이 할 때는 사단법인이 된 지금보다 훨씬 훈훈했다. 출연료 모아서 어린이들 돕고. 그런데 지금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다. 오해도 많이 사고. 하지만 보여줘야지 기부금이 더 많이 들어오니깐.
-신동엽 유재석 등 톱MC들과 진행을 많이 했는데.
▶신동엽과 정말 잘맞는 것 같다. 신동엽은 양보를 잘한다. 혼자하는 것보다 둘이 하면서 양보하는 게 훨씬 어려운 법인데 MC로서 소양이 된 사람이다.
유재석은 워낙 친한 친구 사이라. 시작을 같이 했으니 끝까지 같이 하기로 했다. 중간에 먼저 그만두는 일 없이. 솔직히 다른 MC들에게는 미안한 부분도 있다. 난 MC에 올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척이라도 하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된다.
-2005년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를 했을 때 실망도 컸을 것 같다. 오랜만에 정극 드라마였는데.
▶할 말이 많다. 모든 기준이 '삼순이'였으니깐. 그래도 지난 이야기니깐. 이번에 드라마 '과거를 묻지 마세요'에 출연한다. 초능력을 가진 여자 이야기인데 2년 전에 한다고 했던 작품이다. 쓰러져 죽을 것 같은데 약속을 했으니깐. 정말 젊었을 때 이렇게 했으면 뭐가 되어도 됐을텐데.(웃음)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