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다'는 말, 아직 믿으세요?

이적說·독립說·우회상장說 이어져…9월 거취 결정

이규창 기자  |  2007.08.13 08:32
ⓒ사진=홍기원 기자 xanadu@

2005년부터 증시에는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실체가 드러난 적 없이 비의 상품가치에 편승하려는 인사의 머니게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9월경 비의 거취가 분명해지면 무성했던 소문도 잠잠해 것으로 관측되고있다.

△'비 기자회견'에서 사진찍는 대가로 2억원?

비는 가수 겸 연기자로 업계 전반에서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는다. 업무는 물론 사생활에 있어서도 신중하고 모범적인 태도로 뒷말 많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드물게 신망을 얻고 있다. 스타성과 상품성은 '제2의 배용준'으로 평가받는다.

2005년부터 증시에서 엔터주 테마가 영향력을 발휘하자 이 같은 '대박 상품'을 주위에서 가만 놔둘리 만무했다. 비는 JYP와의 계약기간을 끝까지 지켰지만 1년여 이상 이적설이 돌았고 그 배경으로 항상 코스닥기업들이 거론됐다.

'이영애 주식회사' 허위공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뉴보텍이 2005년 8월 매니지먼트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하면서 '가수 비가 N사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작년 1월9일 비는 태국공연을 앞두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돼 도피중인 뉴보텍의 한승희 전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뉴보텍은 이어 12일 언론을 통해 DR엔터테인먼트(대표 윤등룡)를 인수하고 비의 해외공연에 대한 권리를 양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비 이적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윤등룡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뉴보텍이 당시 30억원의 투자제의를 했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기자회견 당일 태국공연 투자 명목으로 2억원을 주며 한 대표의 동석을 요구했고 이후 언론에 허위로 인수발표를 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투자할 의사없이 2억원을 준 것은 단지 기자회견에 동석해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큰 부가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비의 해외공연권, 기자회견 동석 사진이 '비 이적설'의 근거가 됐지만 이후 이영애 주식회사 등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뉴보텍은 주주들의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껍데기회사..'비 지분' 빌미로 투자자 현혹

비도 과거 투자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비는 2004년 친분이 두터운 GOD출신 가수 김태우와 레저사업체인 하얀세상에 투자했으나 회사가 자본잠식상태가 되면서 손실을 입었다. 최대주주였지만 회사 경영을 김우창 대표이사에 일임한 상태였고 보유지분은 굳이 정리할 필요를 못 느껴 보유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지분이 화근이 돼 비는 증시진출설에 휘말렸다. 하얀세상 대표인 김우창씨가 한텔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소문은 더 커져 올해 5월부터 비가 독립회사를 통해 증시에 진출한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비는 대리인인 부친 정기춘씨를 통해 자신의 증시진출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루머가 잦아들 기미가 없자 하얀세상 지분을 정리하는 절차를 밟았다.

현재 비의 공식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은 부친인 레이니엔터테인먼트의 정기춘씨와 JYP 시절부터 함께한 매니저 등이 전부다. 이들은 연초부터 JYP와의 계약만료 전 소속사를 옮길 계획이 없으며 월드투어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전속계약 문제는 미룰 것이란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실체없는 '비의 측근'들이 언론 등을 통해 꾸준히 몇몇 상장사로의 이적설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했던 한 엔터테인먼트 상장사 관계자는 "비의 측근으로 통하는 누군가 연예매체 등을 통해 실체없는 루머를 유포해 주가조작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우리 회사도 의도와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락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명 영화배우 J씨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2년전 지인의 권유로 해외 레저업체에 투자한 J씨는 현지를 방문한 뒤 실체없는 사업체임을 직감했지만 직업의 특성상 구설수를 피하고 싶어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뒤 그 업체가 코스닥업체와 우회상장을 협의중이며 자신이 실소유주로 소문이 나고있음을 알았다. J씨는 투자금 반환을 거부하는 것도 모자라 투자사실을 주가부양에 이용하려는 행태에 치를 떨었다고 고백한다.

ⓒ사진=홍기원 기자 xanadu@

△레이니컴퍼니는 임시근거지..9월내 계획 밝혀질 듯
이처럼 비의 증시진출설이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는 그만큼 비의 상품가치나 주가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비가 거취문제를 명확히 밝힐 때까지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행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비는 현재 부친이 운영하는 ㈜레이니엔터테인먼트를 근거지로 삼고 활동중이다. 임시로 이 회사에 전속권을 부여해 새 소속사와의 계약이나 기타 사업을 추진하는 창구로 삼았다.

일각에서는 레이니엔터테인먼트가 우회상장할 것이란 설도 제기된다. 자본잠식의 껍데기 회사인데다 타인 지분이 많은 하얀세상보다는 가능성이 클 것이란 가설이다. 그러나 비의 그동안 행보로 볼 때 구설수를 감수하면서 무리한 증시진출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는 매니지먼트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돈 되는' 각종 사업권과 해외 에이전트 업무를 분리계약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며 9월경까지 거취문제를 결정해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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