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 "이석준과의 연애, 조승우가 가장 먼저 알아"(일문일답)

이석준 "추상미 매니저인척 하며 데이트했다"

김태은 기자  |  2007.09.03 14:39

배우 추상미와 뮤지컬 배우 이석준이 3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결혼에 대해 밝혔다.

나란히 손을 잡고 등장한 이석준은 "뮤지컬만 열심히 해왔다. 한번도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낯선다"고 입을 열었고, 추상미는 "이렇게 많이 와주실지 몰랐는데 행복하다"며 "드라마 끝나고 계속 결혼준비만 하고 있는데 그냥 여자가 된 기분이다. 여자가 이럴 때 행복하구나 느끼고 있다. 꿈꾸는 것 같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고 예쁘게 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사회는 결혼식 진행을 맡은 라엘웨딩 대표 개그맨 박수홍이 맡았다. 박수홍은 "라엘웨딩에서 영화배우 김상경씨의 결혼식 진행도 맡게 됐다"고 자랑하며 "이석준씨와 추상미씨가 정말 닮아서 잘 살 것 같다"고 덕담했다.

지난 2003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공연하며 만난 두 사람은 오는 11월 5일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에서 하용조 목사의 주례로 예식을 올린다. 비공개로 결혼예배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 상대방의 좋은 점,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결혼 준비하며 싸우지는 않았는지
▶(추상미, 이하 추) 처음에는 연애만 예쁘게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작품하면서 만났고 처음에는 장난치고 시비걸고 하는 친구였는데 그것을 계속해보니 새로운 맛이 있어 재밌고 정이 들었다. 제가 많이 힘든 시기를 거칠 때 곁에 있어줬고 힘이 돼줬다. 5년째인데 아직도 내 옆에 있는 것이 신기하더라. 그러다가 더 이상 연애는 의미가 없다, 헤어지든지 결혼하든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프러포즈를 해줬다.

벽지를 골라도 나는 로맨틱한 것을 좋아하고 석준씨는 심플한 취향이라 그것 가지고 말다툼을 하기는 하는데 그 외에 크게 싸운 적은 없다.

(이석준, 이하 이) 저는 처음부터 결혼을 생각했다. 추상미씨 같은 분을 만났는데 빨리 낚아채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차를 타고 가면서 "언젠가 여자를 만나면 존경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라"라고 했는데, 추상미씨는 여러모로 그에 부합하는 여자다. 연기 면에서도 그렇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끌어내주는 사람이다.

울컥울컥 할 때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상미씨에게 맞춰주고 싶다. 상미씨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 연기에 대해 서로 많은 도움을 받는지.
▶(이) 무대위의 배우들이 사귀면 안좋은 부분도 있었는데, 상미씨의 경우에는 그런것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잘 해줬다. 혹독한 점수를 매기더라. 장인어른(고 추송웅)이 대단하신 배우였기에, 어려서부터 그것을 봐왔기 때문인지 점수가 가혹하다. 30점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한다.

(추) 어머니, 아버지 모두 배우셔서 어머니의 방식을 물려받은 것 같다. 아버지 공연을 보러가셔서 어머니가 깜깜한데서 노트에다가 손동작 하나까지 다 적어서 아버지를 보여드리면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스트레스를 받으셨다고 한다. 그래도 다음에는 그런 부분을 다 고치셨다고 하더라. 어머니에 비하면 저는 굉장히 유한 거다.


- 남몰래 데이트를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이) 저는 없었다. 사귀면서 아이디어를 냈다. 매니저인 척 한다. 매니저 가방과 큰 스케줄 수첩을 사서 들고 다니면서, 누군가 알아보는 것 같으면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전화를 하는 척 한다. 당시 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여서 다니기 편했다.

(추) '베르테르' 공연을 하면서 친해지고 좋아하게 됐는데, 선후배들 몰래 서로의 사인을 만들었다. 눈을 깜빡거리면 사랑한다는 표현이었다. 진짜 상대역은 조승우씨라 조승우씨가 가장 먼저 눈치를 채기는 했지만, 서로 붙어있어도 되는데 괜히 분장실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눈을 깜빡거리곤 했다.

- 영화 같은 프러포즈를 했다던데.
▶(추) 1월 4일 '헤드윅' 공연을 끝내고 앵콜곡을 부르는데, 그 날은 '헤드윅'을 돌아가면서 맡은 4명의 배우들이 다 나와서 중창을 하더라. 애국가 반주로 세계적인 음악가가 6살때 만든 곡이라고 하면서 연주를 하더라. 그게 바로 내가 6살 때 작곡한 곡이었다.

'소원'이라는 가스펠 곡을 불러주고, 반지도 받았다. 200~300명 관객에게 핫도그를 돌렸다. 둘이 있을 때 할 줄 알았는데, 수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하면서도 기분도 좋고 감동적이면서도 숨고 싶은 복잡미묘한 감정 속에서 프러포즈를 받았다. 그날 너무 행복해하면서 잠이 들었다.

(이) 1년 넘게 준비를 한 것이다. 가장 해주고 싶었던 것은 둘 다 크리스찬이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심야공연이 끝나면 해야지 하고 준비를 했는데, 그날 공연에 촬영이 잡혀서 못왔다. 그래서 31일날 해야지 했는데, 촬영 스케줄이 연장 되어서 또 못왔다. 1월 1일에도 촬영이 있었고, 그래서 억지로 의미를 잡았다. 새해 내 첫 공연에 맞춰서 프러포즈를 하기로 했고, 함께 하는 밴드 형님들이 골탕을 많이 먹었다. (추상미가) 온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으면 못오고 해서. 나도 울 줄은 몰랐는데 울게 되더라. 관객들이 공연을 본 것처럼 울어줬다는 게 놀라웠다.

- 6살 때 작곡한 곡이 어떤 곡이었나.
▶(추) 어려서 캐나다 국기를 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캐나다랑 우리나라랑 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노래다.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에 이석준은 즉석에서 "캐나다, 4계절이 있는 나라~ 만만세~"라고 우렁차게 노래를 불러 웃음을 안겼다) 본래 이 곡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석준씨가 '캐나다 판타지'로 이름을 지어줬다.

-가족계획은.
▶(추) 그 점에서 의견이 갈린다. 저는 나이도 좀 있어 하나 낳아서 잘 키우고 싶다. 딸 낳아서 운동도 시키고 남자 아이와 여자아이가 하는 것을 골고루 시키고 싶다. 아들은 외계인 같아서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이) 둘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 둘 다 배우니까 집을 비우면 형제가 같이 있는 것이 낫지 않나. 정말 힘들면 쌍둥이로 통일하자고 우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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