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 "언제나 들러리.. 무대 주인공이고 싶었다"

1집 '사랑을 잃고 난 노래하네' 발표

김지연 기자  |  2007.09.05 09:54
ⓒ홍봉진 인턴기자

'내가 무대에 서자 사람들의 열호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함성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난 무대 위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노래가 마냥 좋아 시작했다. 가수가 되기 전 누구나 거쳐 가는 일이라 생각했다.

신인 혼성그룹 에이트의 이현(24) 백찬(23) 그리고 주희(23)는 그런 생각에서 코러스를 시작했다. 특히 팀의 리더이기도 한 이현은 그 동안 신화 비 세븐 휘성 백지영 임정희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명가수들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만을 위한 무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노래가 마냥 좋았을 때, 무대에만 오를 수 있어 행복했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욕심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에이트는 당당히 관객 앞에서 '내 노래'를 부르고 온전히 '나 만을 위한' 박수를 받고 싶었다.

"코러스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도 행복했죠. 노래하는 사람은 공연하는 재미로 사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노래하는 3분 동안 팬들이 나를 보고 열광해주면 어떨까, 이런 기분을 정말 느껴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들었어요."

6~7년의 무명시절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노래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코러스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다행히 멤버들 모두 솔로를 준비하던 중 현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고, '삼총사'라며 뭉쳐 다니다 자연스레 팀을 결성하게 됐다. 팀명은 '에이트'. 숫자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를 의미하는 기호가 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무한한 가능성과 열정으로 가요계를 뻗어나가는 가수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렇게 에이트가 정식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언제나 앨범을 낼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기다림에 지쳐갈 무렵 신인 육성 프로그램 '쇼바이벌'에 출연하게 됐다. 앨범도 발매한 적 없는 초보자였지만, UCC를 통해 유명세를 누린 게 큰 도움이 됐다.

에이트는 데뷔 전 무언가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UCC 동영상이 수십만 클릭을 기록했고, TV까지 출연하게 됐다.

"처음 '쇼바이벌'에 출연하게 됐을 때 초긴장 그 자체였죠. 카메라는 처음이었으니까요. 하하하. 그런데 나갈 때마다 룰렛으로 결정되는 1차 관문에서 계속 떨어지는 거예요. 어찌나 속상하든지... 노래를 불러 볼 기회도 얻지 못하고 떨어졌죠. 그것도 출연가수 중 제일 많은 다섯번!"

그런데 매번 운명이란 놈의 장난에 씁쓸함을 삼켜야 했던 에이트가 우승을 거머줬다. 음악방송 5주 연속 출연이라는, 신인으로서는 어마어마한 상품이 걸린 '쇼바이벌' 대회에서 말이다. 결국 이번 1집 '사랑을 잃고 난 노래하네'는 '쇼바이벌' 우승 덕에 예상보다 빨리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우승해서 가장 기뻤던 점은 객석에 앉아 계셨던 부모님의 얼굴에서 기쁨의 눈물을 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드디어 소망하던 첫 앨범을 내게 된 거죠. 팀을 결성해 앨범준비에도 들어갔지만 발매 시기는 불확실했거든요."

에이트는 1집을 손에 쥔 소감을 이렇게 설명했다.

"드디어 취직했어요. 연봉은 가늠할 수 없지만요. 하하하! 저희가 드디어 취직을 했다니까요, 취직을..."(웃음)

음악이 좋아 마냥 뛰어들었지만 지금에 이르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번 주위에서 '음반이 나오기는 하는 거야?'라는 비아냥섞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런데 하늘이 도왔다. '우승'이란 기분 좋은 타이틀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디뎠다. 결과는 단정할 수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 에이트는 벌써 대중을 만날 생각에, 자신만을 위한 무대를 갖게 됐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레인다.
혼성그룹 에이트 ⓒ홍봉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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