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구피의 이승광을 보며 떠오른 첫 말이다. 최근 보디빌더로 변신해 서울시장배 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며 세간의 관심을 톡톡히 받은 그를 만났다. 그것도 헬스장에서! 얼마나 멋있는 '몸짱'이 돼 있을까, 기대 반 궁금증 반으로 이승광을 찾아 나섰다.
사실 이승광은 그룹 구피로 1996년에 데뷔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노래 '많이많이'가 인기몰이하면서 방송 3사를 종행무진했다. 하지만 2005년을 끝으로 무대를 떠나자 사람들은 하나, 둘 그의 존재를 잊어갔다.
기자 역시 '이승광? 아~'라고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짚어야 할 쯤, 그가 수수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연예인이라면 남자도 으레 두꺼운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승광은 "쑥쓰럽게 무슨 메이크업이냐"며 손사래를 친다.
이승광은 "팬티만 입고도 무대에 올라 각종 포즈를 다 취했는데 부끄러울 게 뭐 있겠냐"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털털한 남자였다.
"보디빌딩은 자신과의 싸움, 그래서 시작했다."
이승광과 함께 헬스장에 들어섰다. 평일 오후였는데도 적잖은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몸짱 열풍'이 대단하긴 한가보다.
다행이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실 기자는 평소 헬스장을 가본 적이 없다. '몸짱열풍'과는 거리가 멀었다고나 할까. '급' 반성하며 갑작스레 더 든든해 보이는 이승광을 쳐다봤다. 휴~ 부럽다!
그나저나 가수 11년차에 접어든 그가 어쩌다 '보디빌더'에 도전하게 됐는지 이유가 궁금해졌다.
"전환점이 필요했다고 할까요. 잠시 활동을 쉬면서 '나'를 관리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 선수 수준이 됐고요. 하하하."
그러면서 이승광은 '보디빌딩'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보디빌딩은 진짜 솔직한 운동이에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오죠. 고수와 평범한 자의 차이는 누가 역기를 더 들고, 안 들고의 차이 뿐이에요. 운동의 거짓 없는 매력에 완전 푹~ 빠져버렸어요.(미소)"
물론 이승광은 보디빌더로 대회에 나가겠다고 마음먹은 뒤 적잖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알고 보니 보디빌딩은 상당히 돈이 들어가는 운동이다. 인기가수였지만 정작 가수의 손에 돈이 쥐어지지 않던 상황에서 그야말로 어렵게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식이요법도 쉽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6개월 동안 쌀밥을 먹지 않았다. 찹쌀이나 콩, 고구마만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했고, 대회를 2주 앞둔 시점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아예 자제했다. 라면을 먹어본 지 어언 1년 반이란다. 기자는 어젯밤에도 먹었는데...
"힘드셨겠어요?"라고 얘기하자, 그는 은근슬쩍 기자에게도 운동을 권한다. 허리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라며 이승광은 어렵지 않다는 듯 시범을 보였다.
'그럼 한번 해볼까'라며 주저하고 있을 무렵 그가 재촉한다. 결국 기자도 처음으로 운동이란 걸 해봤다.
"구피 해체한 적 없는데..노래는 평생의 꿈"
운동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무렵, 그가 보디빌더로의 삶을 택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는 이승광이 보디빌딩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사람들이 그가 가수활동은 접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운동하면서 노래도 계속 했어요. 지난 9월 중순까지 미사리에서 구피 멤버들과 노래 불렀어요. 물론 아시는 분은 별로 없지만....(웃음)"
그랬다. 이승광에게 가수는 버릴 수 없는 꿈이자 목표다.
"구피가 활동을 안하니까 다들 해체한 줄 알시지만, 절대 아니에요. 또 그룹 출신 가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솔로 음반을 내고 싶은 게 욕심이에요. 저 역시 12년 동안 솔로 음반을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운동도 운동이지만 꼭 음반은 내고 싶어요."
이승광은 "가수는 버릴 수 없는 타이틀"이라 했다. 보디빌더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어서 다행이고 지금은 더 큰 꿈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잖아요. 하하하. 건강하게 돌아온 이승광표 음악 기대해 주세요. 물론 언제라고 기약할 순 없지만, 제 인생에 '포기'란 단어는 없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흘렀다. 조금 땀이 날 때쯤 그와 휴게실을 찾았다. '돈보다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던 그가 기자에게도 꾸준히 운동을 하라며 '알통'을 보여준다.
'오~' 기자는 부끄러운 듯 그의 근육을 만지며 운동열을 불태워 본다. 언제 가수로 돌아올지 모르지만, 그와 다시 만날 때는 '몸짱'이 돼 있겠다고 속으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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