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심의 두려웠으면 힙합 안했다"

4집 '나는 나뻐' 발매

김지연 기자  |  2007.10.16 14:52
4집 '나는 나뻐'를 발매하고 가수로 돌아온 양동근 ⓒ사진=NH미디어 제공

"음악 안 했으면요? 음... 산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정신병원에 갔겠죠.(웃음) 노래가 정체성을 찾아줬어요."

최근 KBS 2TV 드라마 '아이엠샘'을 마치고 가수로 돌아온 양동근을 만났다. 편한 티셔츠에 바지를 입고 나타난 양동근. '몸을 만들어야 한다'며 까만 비닐봉지에 삶은 계란을 담아 온 그는, 말 그대로 순박한 남자였다. 그에게서 꾸밈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때 인터뷰하기 어려운 연예인 중 하나로 꼽혔다는 양동근이지만 무슨 일인지 그에게서 시종일관 따뜻한 미소만 흘러나왔다.

"사람은 변한다고 하잖아요. 큰 사랑을 알게 되면서 변하게 됐어요. 하하하. 예전보다 잘 웃고 더 여유 있는 사람이 됐다고나 할까요."

여유를 가슴 가득 담은 양동근은 이제 연기나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다들 저보고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로 잘 자리잡았다 해요. 하지만 알고 보면 저 역시 겪을 것 다 겪고 이 자리에 왔어요. '연기나 하지'라며 비아냥섞인 소리도 많이 들었죠. 그래도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는 거라 그런 비난 신경 안 썼어요."

4집을 발매하고 가수로 돌아온 양동근 ⓒ사진=NH미디어 제공

양동근은 9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올해로 벌써 데뷔 20주년이다. 그런 그가 노래를 한다고 했으니 당연히 우려의 시선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양동근은 연기를 하면 할수록 드라마 캐릭터 속 양동근은 있지만 진정한 나는 없다는 질문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사람들이 '연기자 양동근'하고 말하는데 정말 캐릭터만 남았지 진짜 '나'는 없더라고요. 이게 제가 노래를 하는 이유에요. 음악을 하면서 제 삶을 찾았어요. 양동근이란 사람이 누군지, 또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양동근은 "만약 노래를 하지 않았다면 훗날 산에 들어가거나 정신병원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만큼 그에게서 음악은 중요하다. 지금의 양동근을 가능하게 했고, 사람다운 삶을 살게 만들었다. 연기를 하며 타인의 삶은 살 수 있었지만, 정작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구할 수 없던 그에게 음악은 '진짜 양동근'을 알게 했다.

"가사를 쓰다보면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게 돼요. 연예인이라는 가면을 벗고 솔직한 나를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맛에 힙합하는 거 아니겠어요! 진짜 힙합은 세일즈 차원이 아니라 소통의 차원이에요."

양동근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정체성을 찾기 위해 힙합 가사를 쓰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가사에는 "양동근이란 사람의 정신과 혼이 담겨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예기치 않게 너무 솔직한 가사는 사회의 이런저런 잣대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기는 하지만, 양동근은 할 말은 하는 솔직한 남자다.

"심의 같은 게 두려웠으면 힙합 안했죠.(웃음) 영화볼 때처럼 한번에 1번 트랙부터 17번트랙까지 쭉~ 들어보세요. 양동근을 알게 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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