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국영화 4편, 대선 후보 4명과 꼭 닮았다

전형화 기자  |  2007.11.07 10:48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용의주도 미스신' '색즉시공2' '내사랑' '싸움'>


매년 한 작품씩 터진 1000만 영화가 사라진 올 해, 한국영화계가 한 해를 정리하는 마지막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12월 겨울 방학과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고 색깔 가득한 영화들이 줄을 잇는다.

올 12월 영화들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사랑 싸움'이 대세를 이룬다는 점이다.

'미녀는 괴로워' '중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미스터 로빈 꼬시기' 등 다종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12월 영화들은 남녀상열지사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김태희가 유부녀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싸움'(감독 한지승)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가운데 예전의 용사들이 뭉친 '색즉시공2'(감독 윤태윤)가 옛 영화를 되살리려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환상의 커플'로 스타덤에 오른 한예슬이 여러 남자를 간보는 '용의주도 미스신'(감독 박용집)과 한국판 '러브 엑츄얼리'를 꿈꾸는 '내사랑'(감독 이한)도 대기 중이다.

크리마스 대목을 노리는 이 작품들은 마치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각 정당들처럼 다양한 전략으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싸움'은 김태희와 설경구가 부부로 출연해 지긋지긋한 싸움을 벌인다는 기본 정보 외에는 일절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 애초 7월말 크래크업될 예정이었던 이 작품은 두 달이 지나 영화 촬영이 끝났다. 그 와중에 스태프가 교체됐다든지, 배우들의 연기와 관련해 갖가지 소문이 충무로에 나돌았다.

하지만 '싸움'측은 이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숨을 죽인 채 한번에 노출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억측이 난무하더라도 작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대한 분위기를 풍기며 여론을 저울질하다 대권 삼수를 발표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전략과 흡사하다.

반면 '색즉시공2'는 2002년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영화를 알리고 있다. 대중 친화력이 뛰어난 임창정이 전면에 나서 촬영현장 공개를 두 번이나 실시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올 해 4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임창정은 '색즉시공2'를 위해 다른 영화 홍보를 자제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색즉시공2'의 이같은 전략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측과 비슷하다. 여론을 선점하기 위해 논란이 예상되는 각종 정책을 제시하는 이 후보측의 전략과 1편에 일었던 선정성 시비에 한발 더 나아간다는 사실을 적극 활용하는 '색즉시공2'의 전략은 얼추 닮아있다. 이명박 후보가 TV 토론을 즐겨하지 않는 점과 임창정이 최대한 TV 홍보를 자제하려는 면도 닮은 꼴이다.

한국영화계를 주도하던 싸이더스FNH가 올 한해 침묵을 깨고 야심차게 준비 중인 '용의주도 미스신'은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닮은 점이 눈에 띈다. 두 차례나 정권을 창출할 정도로 명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군소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싸이더스FNH는 올 한해 지나칠 정도로 몸을 사려 영화계의 눈길을 끌었다.

그랬던 싸이더스FNH가 때 마침 대선 당일 개봉하는 '용의주도 미스신'을 필두로 배급업에 뛰어들면서 내년을 기약하는 것은 대선 자체보다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뒀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인제 후보측과 열추 비슷해 보인다.

이한 감독의 '내사랑'은 범여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전략과 비교된다. 문국현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주류 언론에 철저하게 외면받다가 급부상한 것처럼 '내사랑' 또한 감우성 최강희 엄태웅 등이 출연한다며 일찌감치 크랭크인 소식을 알렸으나 주목받지 못했다가 최근 점차 조명을 받고 있다.

문국현 후보가 경제 전문가로서 이명박 후보와 차별을 강조하는 것처럼 '내사랑' 또한 사랑을 다룬 영화지만 다른 12월 영화보다 참신한 사랑을 그리려하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비슷하다. 문국현 후보와 '내 사랑'이 인지도의 벽을 뚫고 대안으로서 각인시켜야 하는 게 숙제라는 것도 닮았다.

12월19일 대선에 과연 누가 함박 웃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처럼, 올 12월 대박을 꿈꾸고 있는 영화들 중 과연 누가 즐거워할지, 찬바람이 불고 있는 영화계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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