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가 300여석 규모의 상영관에서 관객을 맞고 있었다. 평일 오후 시간대여서 관객은 객석의 4분의 1 가량을 메우고 있었다.
관객들은 20대 연인들이 약 절반을 차지하는 듯했고, 나머지는 30대 이상 남녀 관객들이었다. 50대 중년 부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157분 동안 컴컴한 상영관에선 특히 주연배우 양조위, 탕웨이의 세 번에 걸친 적나라하고도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 스크린을 타고 흐르는 동안 긴장감마저 흘렀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색, 계'가 상영 3주차를 맞으면서도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상영관은 전국 232개관으로 개봉 당시 스크린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18일까지 전국 64만41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언급한 두 배우의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18세 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았고 157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그리고 적은 상영관수 등 흥행에 유리하지 못한 요소들을 지녔음에도 '색, 계'는 그 흥행 위력을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색, 계'는 30대 여성 관객들의 관심권에 안착했다. 평일이었던 9일 극장 풍경도 이를 말해준다.
이 같은 흥행세는 분명, 양조위-탕웨이의 파격적인 정사신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동력으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
올댓시네마 관계자는 "이 장면들에 대한 입소문을 관객들은 관람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정사신에 대한 호기심만으로는 이 같은 흥행세에 한계가 있는 법. 올댓시네마 관계자는 "관람 뒤에서 많은 여성 관객들이 영화가 지닌 작품적 완성도와 메시지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특히 영화의 메시지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고 밝혔다.
사실, '색, 계'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42년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일본인 부역자를 제거하려는 여성 스파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압제에 눌린 조국을 구하느냐, 사랑이냐'는 선택을 '강요'당한 한 여자의 비극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러나 육체적 사랑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극중 탕웨이의 절절한 아픔에 많은 여성이 공감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색, 계'는 평일 평균 최소 3만, 최대 4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올댓시네마측은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1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