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김태희… 트림에 욕까지

전형화 기자  |  2007.12.04 16:34
↑영화 '싸움'의 김태희 ⓒ<임성균 기자 tjdrbs23@>
김태희가 확 달라졌다. 빼어난 미모로 CF에서 여신 같은 모습과 귀여운 모습을 동시에 선보이던 그녀는 연기에서는 늘 2%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중천' 이후 1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김태희는 여신의 이미지를 버리고 처절하게 자신을 증명했다.

4일 오후 서울극장에서 기자 시사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싸움'(감독 한지승,제작 씨네마서비스)에서 김태희는 1년만에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스크린에서 입증했다.

극 중 설경구와 정반대 성격임에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쿨'하게 이혼을 한 유리공예사 역을 맡은 김태희는 전쟁보다 더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캐스팅 당시부터 띠동갑인 설경구와의 조합을 어색하게 봐라보던 이들에게 이날 '싸움'은 기묘한 조합이 주는 앙상블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줬다.

김태희는 '싸움'에서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 대사처럼 확 달라졌다.

이혼을 빈정대던 업자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남몰래 날리고, 트림에 욕까지, 기존 자신의 이미지를 철저히 배신했다. 영화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싸이언의 모델이기도 한 그녀는 싸이언 CF에서 보였던 것 이상으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드러냈다.

특히 설경구에게 분노해 마스카라를 질질 흘리며 자동차로 들이받는 장면부터 시종 드러나는 김태희의 분노 3종 세트는 한지승 감독의 연출력과 아울려 영화에 재미를 더했다.

간간히 튀는 부분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극에 잘 녹아들었다.

김태희의 상대역인 설경구도 발군의 연기를 선보였다. 바닥에 떨어진 치약까지 꼭 딱아내야 하는 소심한 남자를 연기한 설경구는 코믹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온 몸으로 입증했다. 김태희와 함께 클로즈업으로 시종 커다란 스크린에 잡히는 설경구의 소심한 얼굴 연기는 영화에 힘을 더했다.

김태희와 설경구의 기묘한 조합은 13일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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