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학교 하나만으로 '엘리트'로 평가받는 사회에서 그의 이 같은 외적 환경은 대중의 질투와 선입견을 낳기도 했다. 그에게 '배우'라는 호칭은 아직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 자신, 지난 8월 말 스타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길(연기)을 평생 가야 한다는 의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이 1년 전부터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그 만큼 연기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길이며 비로소 '배우'로 이름불릴 때 그것은 해당 연기자가 지닌 재능을 인정받았다는 말이 된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싸움'(감독 한지승ㆍ제작 시네마서비스)은 김태희에게 이제야 '배우'로서 호칭을 붙여줘도 하등 부족함이 없을 만한 무대가 됐다.
김태희는 영화 속에서 초등학교 육상선수였던 추억을 떠올리며 달리고 또 달렸다. 극중 이제는 전 남편이 된 '웬수같은' 설경구에게 달겨들어 때리고 짓밟는다. 트림에 욕설은 물론이다. 눈물범벅으로 시커멓게 흘러내린 마스카라 자욱도 그를 더 이상 '예쁜 연기자'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변신'으로서만 '싸움' 속 김태희를 평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헤어지고 이혼했지만 여전히 가슴 한 켠에 남은 사랑의 한 끈을 놓지 못하는 아슬한 감정선을 드러낼 때 김태희는 '싸움'을 온전한 자신의 영화로 남게 했다.
배우가 지닌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감독의 연출력이라면 한지승 감독 역시 찬사를 받을 만하다.
이런 의미에서 김태희는 '배우 만성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배우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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