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드 고질병 '쪽대본', 결국 폭력사태까지…

길혜성 기자  |  2007.12.27 09:45

'한류'의 중심에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연가'와 '대장금'으로 대표되는 한류 드라마는 빼어난 영상과 밀도있는 스토리 그리고 배용준, 이영애 등 톱스타들의 매력까지 더하며 2000년대 들어 아시아를 뜨겁게 달궜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가 최근 몇 해 동안 '한류 열풍'을 앞장서서 이끌어 왔지만 오랜 기간 고치지 못한 고질적 병폐가 하나 있다. '쪽대본'이 바로 그것이다.

대본이 늦어지는 관계로 연기자와 제작진이 이미 촬영에 돌입한 상태에서 한 쪽씩 혹은 메모나 쪽지 형식으로 팩스나 이메일 등을 통해 촬영현장에 전달되는 대본을 소위 '쪽대본'이라 일컫는다. 이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수많은 나라 중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쪽대본'은 그 동안에도 '작품의 질적 저하' 및 '팀내 불화' 등 여러 문제를 낳아왔다. 제작진과 연기자들이 쉬쉬해 외부에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가와 제작진, 작가와 연기자, 제작진과 연기자 등 갖가지 관계에 '불화'를 불러일으킨 주요 원인이 되었다.

그런 '쪽대본'이 급기야 폭력 사태까지 불러왔다.

인기 탤런트 유동근이 자신의 아내인 전인화가 출연 중인 SBS '왕과나'의 대본이 늦어져 아내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 강한 불만을 품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작품의 책임 프로듀서와 연출자를 제작 현장에서 폭행한 사건이 최근 외부에 알려진 것이다.

연기자는 '쪽대본'을 받을 경우, 연기 연습이나 상황 분석을 할 틈이 거의 없다. '쪽대본'을 받자마자 곧바로 촬영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작가에 대해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몇몇 중견 연기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쪽대본'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쪽대본' 때문에 발생한 연기자와 작가 사이의 불화를 중재해야하는 제작진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쪽대본'의 문제를 오로지 작가의 문제로만 돌릴 수만도 없다. 이는 한국 드라마 제작 실태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한 중견 연기자는 최근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주에 2회분의 드라마를 동시에 촬영하고 방영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거의 유일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작가들이 '쪽대본'을 보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연기자는 "'쪽대본'은 결국 한국 드라마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한류 열풍도 시들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빡빡하게 이뤄지는 드라마 촬영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바꿔 놓아야 한류를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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