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여진 "인터넷에서 천원짜리 티셔츠도 사요"

[샌시걸의 ★스타일 인터뷰]

윤희 옥션 샌시 패션칼럼니스트  |  2007.12.28 09:15

최여진은 공연 포스터에서 금세 튀어나온 탭댄서 같았다. 회색 롤업 롱셔츠와 검은 레깅스가 그랬고, 이국적인 장식이 경쾌하게 달랑거리는 이국적인 뱅글도 댄서의 그것이었다. 검은 메리제인 슈즈에 금속 굽만 달면 바로 플로어에 올라 스텝을 밟아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 가는 팔을 돋보이게 하는 재킷형 베스트에 블랙 페도라(fedora: 중절모)가 중성적인 매력을 풍겼다.

사진촬영 후 쌀쌀한 날씨에 그녀가 걸친 두툼한 아디다스 패딩재킷이 의아해 "이거 매니저님 옷 아닌가요?"라고 물었더니 등뒤에서 최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 것 맞아요. 저 남자 옷도 잘 입어요." 순간 '투명인간 최장수'의 터프한 여자 소매치기 조현수의 모습이 겹쳐졌다.

-패션 프로그램 진행(엠넷의 '트렌드리포트필')을 맡으며 '내 물을 만난 듯한' 느낌이다. 처음 진행을 제안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두 달 전 제안받았을 때 무조건 한다고 했다. 프로그램 구성도 흥미롭고 이미지에도 잘 맞을 것 같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고백하자면 내 또래에 비해 패션이나 쇼핑을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처음에 패션용어 등에 익숙해지는 게 좀 고생스러웠다. 프로그램 하며 많이 배웠다.

-기억에 남는 방송 내용이 있다면?

▶세 쌍둥이 자매에게 각기 다른 느낌의 옷을 입히고 주변 사람의 반응을 살피는 내용이 있었다. 한 명에게는 로맨틱룩, 다른 한 사람에겐 톰보이룩을 입혔는데 남자 10명에게 선호도를 물어보니 각각 5대 5가 나왔다. 그런데 남은 한 명에게 로맨틱과 보이시한 느낌을 섞은 섹시 매니시룩을 입혔더니, 선호도가 90%나 됐다. 남자들은 너무 여성스럽거나 남성스러운 패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위에는 헐렁한 남자 와이셔츠를 입고 아래는 아무 것도 안 입은 듯한…보일듯 말듯한 느낌을 좋아하는 식이다. 재미있지 않나!

-패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른 사람에게 패션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도 받게 되지 않나? 그럴 때 해주는 단골 어드바이스가 있다면?

▶자신의 콤플렉스를 굳이 감추지 말고 당당히 드러내라. 키가 작아도 굽낮은 플랫슈즈를 충분히 예쁘게 코디할 수 있다. 온갖 주얼리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 나이들어 보인다. 너무 꾸미려 하는 것보다 절제된 내추럴한 의상, 자신의 나이에 맞는 의상이 좋은 것 같다. 학생이라면 발랄함을 드러낼 수 있는 청바지에 티셔츠만으로도 충분히 멋낼 수 있다.


-'황금신부' 역할로 럭셔리한 이미지를 굳혔는데 다음 작품에서 '환상의 커플' 나상실처럼 '몸뻬'바지도 입어야 되는, 소위 '망가지는' 캐릭터를 맡는다면?

▶이미 거친 역 많이 맡았다.(웃음) '최장수'에선 소매치기였고, 의사 가운을 걸쳤지만 '외과의사 봉달희'에서도 직선적이고 터프했다. 캐릭터가 요구하는 대로 스타일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배우니까 예뻐 보이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예뻐 보이는 게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샌시 회원들에게 최여진씨 스타일링에 대한 평을 해달라고 했더니 극과 극의 반응이 나왔다. 럭셔리하고 도회적인 의상을 좋아해 명품관에 자주 들를 것 같다는 의견과, 의외로 동대문이나 인터넷 쇼핑에서 저렴한 아이템도 잘 찾아낼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내 성격은 인터넷쇼핑에 더 가깝다. 의외라고? 물론 '트렌드리포트필'을 진행하며 명품브랜드를 많이 알게 됐지만 솔직히 가격대가 대중적이지는 않다. 그에 비해 인터넷이나 로드샵, 동대문에는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옷이 많다. 옷감 품질이 좀 떨어지긴 해도, 한철 입기에 좋은 예쁜 옷들이 얼마나 많은가. 옷을 몇십년 입는 것도 아니고…리어카에서 파는 액세서리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맛에 많이 찾는다.

-청룡영화상에서 블루마린의 세련된 블랙드레스에 퍼 숄로 고혹적인 멋을 뽐냈다. 레드카펫 스타일링 철학이 있다면.

▶사실 레드카펫은 처음이었다. 여러 드레스를 놓고 고심했는데 얌전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살짝 뒷태를 노출시키는 느낌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몸매를 드러내는 의상을 입으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노출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섹시한 느낌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 골랐다. 요즘은 레드카펫에서 너무 노출이 심한 것 같다. 난 그래도 신인 축에 속하니 그렇게 과감한 의상은 아직은 사양이다. 여우주연상을 타는 그날 최고로 주목받을 수 있는 드레스를 입고 싶다.

-퍼 숄도 멋진 포인트 소품이었다. '트렌드리포트필' 진행자로서, 겨울철 어디나 잘 매칭되는 포인트 코디 아이템을 제안한다면?

▶겨울이니까 청키(chunky)한 소프트머플러 어떨까. 청바지에 트레이닝복 입고 풍성한 머플러 칭칭 감으면 스타일리시해보인다.


-누가 돈은 얼마라도 좋으니 1시간동안 맘대로 쇼핑할 수 있는 자유를 줬다. 어디에서 어떻게 쇼핑하겠는가?

▶청담동 멀티샵의 이국적인 액세서리, 패션 상품들을 사겠다. 백화점 명품관? (단호하게)멀티샵에 스타일리시하고 예쁜 물건들이 정말 많다. 유럽에서 가져온다는 동물 모양의 브로치…보물상자 같은 곳에 가득 든 액세서리들이 눈에 선하다!

-그럼 반대로, 딱 20만원만 주고 골라 보라고 한다면, 어디에서 어떤 패션 쇼핑을 하겠는가?

▶오픈마켓에서 티셔츠 원데이세일 상품 같은 것 잔뜩 살 것 같다. 몇백원, 천원 하는 것 있잖은가.(웃음) 겹쳐 입는 레이어드(layered) 용도로 적당하다. 인터넷 쇼핑 노하우를 공개하자면, 티셔츠는 1만원짜리 이하도 쓸만하지만 4만원 정도 주면 정말 괜찮은 것을 고를 수 있다. 단, 인터넷에서는 청바지는 안 산다. 내 경우엔 기장과 핏(fit)이 안 맞더라.

-최여진이 생각하는 국내외 최고의 패셔니스타는 과연 누구인가?

▶해외스타로는 올슨자매.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패션이 뭔지 잘 안다. 평범한 듯 비범한 스타일이 좋다. 국내 스타로는 소지섭씨 스타일이 좋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같이 출연했을 때 눈여겨 봤는데 극중 스타일과 평상시 스타일이 동일하다. 평소에도 건빵바지에 빈티지룩을 즐겨 입는데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 여자 중에서는 최강희씨. 최강희씨는 말하자면 '하드코어'계열이다.(웃음) 우연히 마주쳤는데 이것저것 독특한 의상을 섞어 입어 눈에 확 띄더라. 작고 말라서 멋져 보였다. 내가 그렇게 입으면 안된다. 키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스타일링을 미니마이즈(minimize: 최소화)해야 한다.

-내일 데이트 나간다면 어떤 의상을 입겠는가?

▶청바지에 프린트가 독특한 티셔츠를 입고 트렌디한 뱅글을 곁들이겠다. 청바지가 여성스럽지 않다고? 디젤(Diesel), 테이크 투(Take two)같이 몸매를 드러내는 청바지가 얼마나 여성스러운데! 테이크 투는 독특한 디자인이 많았는데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 철수해서 아쉽다.

-전문가 사이에 최고의 몸매를 가졌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몸매관리비법 한 가지만 가르쳐달라.

▶욕심쟁이만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 자기를 사랑하라. 그러면 몸에 해로운 것은 먹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피자먹을 때 빼고는 탄산음료는 입에 안댄다. 한식 좋아한다. 엄마가 '할망구 입맛'이라고 놀릴 정도로 옛날 입맛이다.(이날 최여진은 홍시주스를 주문했다) 자주 먹는 편이다. 4시간마다 배꼽시계가 마구 울린다(웃음). 밤샘촬영하다 보면 하루에 6끼 먹는 경우도 있다. 대신 한번에 절대로 많이 안먹는다. 운동도 게을리하면 안된다. 얼굴이 예뻐도 운동을 안해 탄력이 없어 살이 축 늘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속상하지 않은가. 운동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자기를 사랑하면 가꾸게 된다.

-윤희 옥션 샌시(sancy.auction.co.kr) http://sancy.auction.co.kr/ 패션컬럼니스트

스타일리스트가 전하는 최여진 스타일링 이모저모(남주희 스타일리스트: 최여진 강동원 이동욱 SG워너비 등 담당)

'황금신부' 설정상 어른스러운 옷을 많이 입다 보니 요즘은 의식적으로 나이(83년생)에 맞는 발랄한 옷을 많이 챙겨 입는다. 야구모자도 즐겨쓰고. 중성적인 묘한 매력을 풍기는 '매니시 시크 룩'이 잘 어울린다. '트렌드리포트필'을 진행하면서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많이 접하지만, TV를 보는 시청자를 위해 자신을 통해 저렴한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터뷰 의상도 카이아크만이란 국내 브랜드다. 실제로 국내 신규브랜드나 로드샵, 동대문 두타 등에서 트렌디한 상품을 찾아 코디하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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