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국영화계, 이런 일만 있어라

윤여수 기자  |  2008.01.07 11:31
지난해 11월 열린 영화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대회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엄태웅과 이준기가 불법복제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홍기원 기자

'위기론'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히 충무로를 짓누르고 있다. 투자 분위기의 위축과 흥행 부진, 관객들의 정의내리기 힘든 관람 취향 등 한국영화는 2008년 아침에도 여전히 차가운 겨울의 밝지 않은 터널을 지나고 있다.

혹자는 "매서운 추위 끝에 따스한 봄이 온다"고 했지만, 이 말은 아직 충무로에 아득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여기, 2008년 충무로에 있을 법한, 있어야 하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적는다. 그것은 그리 거대한 담론도, 거창한 구호도 아니다. 그저 그래야 마땅한 그래서 좀 더 튼실한 마당을 열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으로서 이 바람들은 자리한다. 부디 2008년 한국영화계에 꼭 이 같은 바람이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 불법복제, 이제 그만

영화진흥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불법 다운로드와 업로드 등 영화 불법시장 규모는 무려 9362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불법복제(DVD) 시장규모는 387억원, 불법다운로드 시장규모는 1189억원에 달한다.

영화 관련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극장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의 영화업계로서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영화계는 지난해 말 영화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원년'으로 삼다시피하며 이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및 근절을 선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는 영화 소비자들의 주체적이고도 자발적인 자각이 없다면 별무소득. 피땀흘려 만들어놓은 창작물을 불법복제한다는 것은 '도둑질'과 다르지 않으며 이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행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불법복제를 근절하자는 것은 단순히 영화업자들의 수익을 올려주자는 것이 아니라 남의 재산에 대한 '도둑질'을 막자는 것이다.

# 작은영화에도 관심을

지난해 여름 '기담'이 개봉해 관객과 네티즌의 지지를 얻었지만 스크린수의 절대적인 미미함으로 영화는 오랜 시간 극장에 내걸리지 못했다. 관객과 네티즌은 인터넷을 통해 관람을 위한 '네티즌 서명 청원운동'을 벌였다.

다큐멘터리 '우리영화'와,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아일랜드에서 날아온 인디영화 '원스'는 '블록버스터급'이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흥행에 성공했다.

작은영화에 대한 논의와 그 안정적인 상영 공간 확보를 위한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 몇 백만의 관객을 불러모으지 않아도 이처럼 안정적으로, 장기적인 관객 확보가 가능한 작은영화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충무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래야 전반적인 관객수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좀 더 큰 영화를 만들어가는 또 다른 힘이 되기 때문이다.

# 시네마테크, 튼튼한 토대로 우뚝 서길

시네마테크는 고전 걸작을 상시 상영하고 구축된 필름 아카이브 등을 일반 관객들이 언제든 만날 수 있게 하는 공간이다. 또 영화 전공자와 현업 종사자들에게는 걸작을 통한 또 다른 배움의 장으로 다가서는 곳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이렇다 할 시네마테크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뜻있는 몇몇 감독과 배우, 영화 관계자들은 힘을 모아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다양성 복합 전용관 건립과 연대활동 등을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다. 올해부터 향후 2년 동안 313억원을 들여 추진되는 다양성 복합 상영관 건립을 위해 영화 관계자들은 서울시, 영화진흥위원회 등과 손잡을 예정이기도 하다.

영화 관객의 저변 확대와 극장을 통한 정상적인 영화 관람이라는 당연한 '상식'을 위해 시네마테크 운동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새 얼굴이 보고 싶다

1월 초 현재까지 300만 관객을 불러모은 '식객'의 흥행은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가 주연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식객'의 흥행 이후 관객과 평단, 언론은 '화려한 스타 캐스팅'에 목매는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

충무로는 그처럼 늘 새로운 얼굴에 목마르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않아서 스타가 아니면 투자를 받지 못하고, 스타가 아니면 관객이 외면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하다.

이는 제작, 투자, 배급, 배우 등 영화계 전부문이 함께 고민해가야 할 문제. 관객은 좀 더 다양한 반찬과 메뉴로 짜여진 '식탁'에 앉아 맛있는 밥을 먹고 싶어한다.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감성, 새로운 정서로써 한국영화가 다시 한 번 중흥의 길을 걷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관객들 역시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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