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요정' 아닌 '고생녀' 성유리를 아시나요?

길혜성 기자  |  2008.01.09 09:43


지난 98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미녀 4인조 걸그룹 핑클의 막내로 연예계에 데뷔, 한 눈에 확 띄는 미모로 단숨에 또래 청소년 및 오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성유리.

성유리는 핑클의 섹시하며 털털한 매력을 함께 지닌 이효리, 옥주현, 이진 등 세 언니들과는 달리 깜찍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많은 남성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성유리는 핑클 시절, 어찌보면 예쁜 마스크와 청순한 이미지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성유리는 만 21세이던 지난 2002년, 연기자를 겸업하면서부터 '다른 길'을 택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꽃미녀'로 팬들에 다가가길 포기하고, 스스로 '고생녀'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이는 성유리가 그 동안 출연한 드라마만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지난 2002년 연기 데뷔작인 SBS '나쁜 여자들'에서 사랑에 갈팡질팡하는 연인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물을 맡더니, 그해 하반기에는 MBC 특집 드라마 '막상막하'를 통해 아예 얼굴에 검을 칠을 한 육군 소위로 나서 거친 훈련도 거뜬이 소화해 냈다.

'막상막하'의 주 촬영지였던 경기도 연천 근처에 홀로 숙소를 잡아 외로움에 시달려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지만 성유리의 '고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3년에는 SBS 퓨전사극 '천년지애'에 멸망한 나라의 마지막 공주로 등장, 난생 처음으로 말타기 및 액션 연기에도 도전해야 했다.

다음해인 2004년에는 리조트 직원 역을 연기한 MBC 미니시리즈 '황태자의 첫 사랑' 촬영을 위해 두 달 넘게 강렬한 태양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발리 및 타이티 등에 머물러 하얀 피부가 까맣게 변하기도 했다. 당시 '황태자의 첫사랑'에 함께 출연했던 동료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이 성유리를 '선팅 유리'라 불렀던 것만 봐도 성유리의 피부가 얼마나 변했는 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성유리는 지난 2006년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어느 멋진 날'에서도 예쁜 외모를 뽐내기보다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수족관 아쿠아리스트 역을 연기했다.

이렇듯 원더걸스, 소녀시대 이전에 이미 '가요계의 요정'으로 불렸던 핑클의 막내인 성유리는 드라마 속에서는 더 이상 '미녀'나 '깜찍녀'가 아닌 '고생녀'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이런 성유리가 최근 또 다시 '고생길'을 택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KBS 2TV '쾌도 홍길동'에서 괄괄한 성격에 무예도 뛰어난 역할을 맡은 것이다. 성유리가 '천년지애'에 이어 또 다시 무술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까지 일부 팬들은 성유리에 대해 연기력 논란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녀와 작품을 함께 한 드라마 연출자들이 한결같이 '연기자 성유리'를 높게 평가하는 것도 단지 예뻐보이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스스로 고생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고생녀' 성유리의 연기자로서의 향후 행보가 또 다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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