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예능MC 이경규 "새로움이 나의 원동력"①

김태은 기자  |  2008.01.11 13:42
ⓒ홍기원 기자 xanadu@


"현재 예능 프로그램 MC중 최고령 아니십니까?" "송해, 허참 선배님들도 계시고...하긴 그렇죠, 젊은 후배들과 같이 어울려하는 프로그램 MC중에서는 제가 제일 나이가 많죠."

이경규(48). 1960년생 쥐띠다. 젊고 새로운 것을 찾는 연예계의 속성상 84년생 쥐띠들에게만 초점이 한참 맞춰진 무자년 새해. 여전히 나이 어린 시청자들에게까지 화제가 되는 유일한 '경자년' 쥐띠생이 아닐까 싶다.

81년 제1회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 MBC 방송연예대상만 5번을 거머쥐었다. 91년, 92년, 95년 대상을 탄데 이어 일본 유학을 거쳐 한동안 뜸했던가 싶더니, 2004년과 2005년 두해 연속 대상을 탔다. 데뷔 28년차인 현재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래 코미디언들이 '찾는 이 없어' 방송을 그만 두고 있는 때, 그 혼자 피라미드의 꼭지점에 올라서 있는 셈이다. 그 비결은 뭘까. 다음텔존과의 스타인터뷰를 위해 그를 만났다.

"운도 따르고, 남들이 하지 않았던 시도를 많이 했죠. 남들이 콩트할 때 토크 코미디하고, 토크할 때 야외 촬영이라는 것을 시작했죠. '몰래카메라'라는 국내 시청자들이 처음 보는 형식을 도입했고, '양심냉장고'에서는 코미디에 공익성을 접합시킨 것도 아무도 안할 때 한 것이죠. '이경규가 간다'에서는 월드컵축구라는 스포츠를 코미디와 접목시키고...."
ⓒ홍기원 기자 xanadu@


그것이 끝이 아니다. "한 코너가 끝나면 또다시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힘들다"는 그의 새로움에 대한 추구는 끝이 없어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집단 MC체제와 캐릭터 부여도 그가 '원조'라는 주장이다.

"개그맨들이 따로 따로들 활동할 때 여럿이 뭉쳐서 '건강보감', '대단한 도전'같은 집단 버라이어티를 처음 했죠. 버라이어티에 캐릭터를 넣은 것도 처음 시도한 것이죠. '버럭 개그'를 하면서 김용만을 패고, 물어뜯고 하면서...드라마에서는 작가가 캐릭터를 만들어내지만, 예능에서는 출연자들이 알아서 캐릭터를 잡아내야해요. 그러한 형식들을 처음으로 시도했던 것이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창 화제를 불러일으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돌아온 몰래카메라'가 끝난 시점 그는 또다시 새로워 보이기 위해 "지금 하는 것 보다 진일보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중압감과 싸우고 있다. 중견을 넘어선 지금도 계속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TV도 많이 보고 케이블TV, 일본TV도 보고, 외국 나가면 그 나라에서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어떤 형식인가 물어보기도 하고...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 항상 생각하는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뭐가 있나, 새로운 건 없다. 어떻게 포장하느냐가 문제죠. '그 시대 트렌드를 읽어야한다'는 말들을 하는데, 추세를 따라가는게 아니라 내가 만들면 트렌드가 되야해요."
ⓒ홍기원 기자 xanadu@


98년부터 1년간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접한 현지 코미디언의 모습들도 그에게는 큰 자극이 됐다.

"나이드신 일본 코미디언들은 뭐하는가, 유심히 봤더니 나이들수록 끝없이 '오버'하고 즐기면서 열심히들 하더라구요. 넥타이 매고 점잖게 있는 사람은 없어요. 한번 코미디언은 영원한 코미디언이지. 나이먹고 그런다고 욕먹어도, 까불고 히히덕거리고 그러면서 뚫고 가야해. 그렇게 끝없이 부딪히고 웃고 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또 나오게 되죠."

한편 그에게는 영화라는 또다른 꿈이 있다. 동국대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그는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직접 제작, 감독, 주연을 맡은 92년작 '복수혈전'은 코미디 소재에 그쳤지만 지난해 차태현을 기용해 제작한 '복면달호'의 성공으로 '영화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복수혈전'할 때는 철이 없었고, 이제 인생을 알고, 인생 공부도 많이 했으니 내 생의 최고의 작품을 하나 만들었으면 싶어요. 나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면 되겠죠. 장르는 휴먼 코미디가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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