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언어파괴'에 빠지다

김수진 기자  |  2008.01.12 13:38


"오늘 내 눈이 효도를 하는구나."

MBC 사극 '이산' 속 지상렬의 대사다. 어깨를 노출한 기생들을 보면서 초상화를 그리던 지상렬이 내뱉은 이 대사는 마치 현대극 혹은 개그프로그램에서나 등장할 법하다.

이처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극 열풍이 안방극장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사극의 '언어파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산'처럼 재미있는 상황 설정에서 오는 언어파괴 뿐이 아니다. SBS '왕과 나', KBS 1TV '대왕세종' 등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왕과 나'의 경우에는 드라마의 핵심 단어인 '자궁'을 탄생시켰다. '자궁'은 이 드라마를 집필하는 유동윤 작가가 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단어. '찌르다'는 뜻의 '刺(자)'와 '性(성)'의 의미로 쓰이는 '宮'을 합한 단어라고 알려졌다.

'대왕세종' 역시 전체적으로 사극의 흐름을 깨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흔히 쓰이는 말을 등장시킨다.

또한 퓨전사극을 표방하는 KBS 2TV 미니시리즈 '쾌도 홍길동' 속 홍길동(강지환)은 제사 음식을 주섬주섬 먹으며 "살빼야지"라는 대사도 내뱉었다.

자칫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극의 '언어파괴'는 역기능보다는 현대극을 보는 듯한 재미를 부여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하며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더욱이 사극이 한 단계 진화하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KBS 드라마국의 한 PD는 "사극의 언어체계 변형은 사극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일 터이다"면서 "시청자들도 큰 부담이 없이 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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