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그룹 들국화 출신 가수 전인권씨(54)가 "이젠 마약이 싫다"라고 말하며 마약을 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전씨는 13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최성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이 다시 마약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라는 재판부의 추궁에 "지금은 마약이 싫다. 이제는 병원에서 대상포진 치료를 위해 주는 마약 성분 약도 줄이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번 재판이 내 인생의 마지막 재판이 돼야 한다는 심정이다"라고 토로하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마약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내 생명을 어둡게 하면서까지 다시 마약을 하고 싶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특히 "35년간 여럿이 함께 하는 밴드 음악을 해서 힘들었다"며 "앞으로는 좀 쉬면서 할 것이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검사가 "일부 연예인들이 '마약으로 내 몸을 망치겠다는데 왜 국가가 막나'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을 때는 "그건 아니다. 솔직히 대마초는 몸에 나쁘지 않지만, 정신이 피폐해진다고 생각한다. 마약 복용 처벌에 이의가 없다"라고 답했다.
전씨는 마약을 복용한 경위에 대해서는 "대상포진에 시달려 마약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 옥시콘틴을 처방받아 사용해 왔는데, 이 약이 떨어지면 조급한 나머지 마약에 손을 대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대상포진 통증이 1주일에 한번 정도 몸살처럼 온다"고 밝혔다.
필리핀으로 도피한 경위에 대해서는 "마약 공급자가 체포됐을 때 곡을 만들고 있었는데 당시는 5곡밖에 완성되지 않았다. 10곡을 만들기 위해 필리핀으로 출국했으며, 필리핀에서 작곡에만 전념했다"고 밝혔다.
귀국에 대해서는 "필리핀에서 생활하는 동안 많이 아팠으며, 나를 마약중독자 취급하는 국내 언론에 격앙돼 체포될줄 알면서도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소사실 가운데 필리핀에서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내용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씨가 최근 안양교도소 수감 중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재판 중 밝혀졌다.
전씨는 이에 대해 "동료 재소자의 영치금 일부를 내가 내주고 그가 반입한 담배를 얻어 피웠던 것"이라며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날 전씨는 염색이 상당부분 퇴색돼 흰머리가 많이 보이는 머리를 뒤로 묶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구겨긴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재판장과 검사, 변호사의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답했다.
전씨는 2006년 3월부터 1년여 동안 히로뽕과 대마초 등을 수차례 투약·흡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1년에 추징금 54만4000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전씨는 마약 복용 혐의로 4차례에 걸쳐 집행유예와 벌금형 등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