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아직 2월이지만 올 상반기 최고 화제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에 개봉한 이 핏빛 스릴러는 일주일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평단의 호평 뿐 아니라 관객의 사랑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영화를 주저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특히 여성 관객 중에서는 "너무 잔인하지 않을까" "윤락녀가 등장하니 야할 것도 같은데"라면서 주저하는 이들도 많다. 나홍진 감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추격자'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에 대해 정리했다.
#'추격자'는 하드고어?
'추격자'는 출장 마사지 여인들을 연쇄 살인한 유영철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잔혹한 장면들이 즐비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야한 장면도 두루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따른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직접적인 살인 묘사조차도 드물다.
당초 '추격자'에는 엔딩에서 김윤석과 하정우가 대결을 벌일 때 김윤석이 피해자의 머리로 하정우를 가격하는 내용이 있었다. 실제로 제작진은 촬영 전날까지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홍진 감독은 "소품으로 머리를 세개 준비해 놨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관객이 오해할 소지가 있을 것 같았다. 원래 관객들의 오해를 좋아하지만 그 장면만은 오해 없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심의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추격자'는 야하다?
출장 마사지 업소 여인들이 피해자로 등장하기에 '추격자'에는 업계 사정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업주로부터 돈을 먼저 받은 여인들이 도망친다거나, 아픈 몸으로 일(?)을 하게 되는 현실 등이 영화 속에 담겨 있다. 하지만 피폐한 여인들의 삶을 볼거리로 만들거나 눈요기 거리로 야한 장면을 담지는 않았다.
이는 감독의 의도이기도 하다.
나홍진 감독은 "유영철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안됐던 일"이라며 술자리에서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뒷자리에서 술을 먹던 사람들이 업소에서 일을 했던 피해자들을 마치 다른 종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오물 맞는 서울시장은 'MB'?
'추격자'에는 무능력한 공권력과 권위 찾기에만 급급한 권력으로 각각 경찰과 서울시장이 등장한다. 특히 시민으로부터 오물을 얻어맞은 시장은 영화 시작과 끝을 함께 하며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일부 관객들은 이 시장이 유영철 사건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당선인을 비유한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원래 관객이 오해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나 감독은 "영화를 보고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인을 비유한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상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격자'는 '살인의 추억' 오마쥬?
'추격자'는 첫 선을 보인 직후부터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 많이 비견됐다. 연쇄 살인마를 쫓는 스릴러의 외투와 무능력한 공권력을 영화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교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홍진 감독 역시 '살인의 추억'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시인한다.
나 감독은 "원래 정식으로 영화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살인의 추억'을 교과서처럼 봤다"면서 "당연히 그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 감독은 "'살인의 추억'은 그야말로 걸작"이라면서 "'추격자'를 그 작품에 비견한다는 것은 영광이지만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민망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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