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 "젝스키스?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④

전형화 기자  |  2008.02.22 14:17
ⓒ<임성균 tjdrbs2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라는 점이 많이 거론된다. 부담스럽지는 않나.

▶고모가 조카가 나 뿐이 아니고 참 많은데 내가 공인이다보니 눈에 띄는 것이다. 불편하긴 하다. 왜냐하면 정치에 대해 잘모르니깐. 누가 될 수도 있다. 그냥 우리 고모니깐 가족이니깐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음반 활동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연기도 하고 싶나.

▶5월 전까지 신곡을 발표할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정규 음반은 안낼 생각이다. 정규 앨범에 실리는 12곡은 모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고 또 의미가 있다. 그런데 요즘은 다운로드 시대다 보니 타이틀만 빼고 다 버려지는 것 같다. 그렇게 될 바에야 싱글로 여러 번 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연기는 욕심이 있기는 하다. 정극은 말고 시트콤. '프란체스카'나 '거침없이 하이킥' 같은 성인 시트콤이 하고 싶다.

(지금부터 은지원의 힙합 홀로서기 일화가 소개된다. 은초딩에게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단락을 건너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은지원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힙합 수련기는 필수이다)

-힙합에 도전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 힙합앨범 내고 가장 힘들었던 게 힙합 클럽에 섰을 때이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긴장이 된다. 힙합 클럽에 오는 사람들은 다 힙합의 마니아들이다. 처음에는 정말 무대 위에 서서 노래를 부를 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 때 기분은 가수들이라면 알 것이다.

그렇게 6개월을 무브먼트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공연을 하면서 얼굴 도장을 찍었다. 그러자 점차 호응이 생기더라. "쟤도 고생하는구나" "좀 해보려고 하는구나"라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 대부터 관객들이 내가 부족한 것을 지적해주더라. 칭찬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관심은 가져주기 시작했다.

-'은초딩'으로 요즘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힙합 마니아들은 싫어할 수도 있겠다.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역시 은지원은 영락없는 아이돌이었어라고. 하지만 나는 아이돌 시절부터 그렇게 해왔기에 예능 프로그램을 버릴 수가 없다. 마니아 분들도 계시지만 다른 나를 원하는 분들도 있으니깐. 그래서 음악 만큼은 최고와 하고 싶다.

-홀로서기를 할 때 힘들지는 않았나.

▶ 홀로서기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힙합을 할 때가 힘들었지. 젝스키스 시절에도 내가 작업해 힙합곡을 넣기도 했다. 그런데 그 곡만 왕따가 된 것 같더라. 아, 힙합은 젝키와 안맞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동방신기나 빅뱅 등 요즘 아이돌을 보면 어떤가. 또 은지원에게 아이돌이란 어떤 의미인지.

▶ 지금 아이돌은 정말 잘하고 있다. 우리는 교과서였을 뿐이다. 요즘 아이돌은 개개인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아이돌 할동과 병행하지 않나. 아이돌은 내게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았고 얻었던 것도 많은...

-젝스키스로 다시 뭉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 물론 있다. 멤버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팬들도 그렇고. 하지만 다시 모이면 패들 입에서 "젝키, 다시 한 번 해요"라는 소리가 사라지지 않겠나. 추억은 추억으로 남는 게 좋을 것 같다.

-후배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나.

▶힙합 레이블을 만드는 게 꿈이다. 내 나름대로 자신도 있다. 하지만 후배들이 편견을 가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돌 출신에 방송에서 은초딩으로 나오는데 라면서.

(인터뷰 중간에 그를 너무나 좋아한다며 두 초등학생이 사인을 받으러 왔다. '1박2일' 멤버 중 은초딩이 제일 좋다는 그들을 보며 은지원은 웃었다. 아이돌에서 힙합전사로, 다시 은초딩으로 변신한 그가 가수로 훌쩍 날아오를 수 있을지, 은지원은 이 질문에 그냥 웃었다. 지켜봐달라는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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