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배우도, 관객도 바뀐다'..한국영화, 변화를 꿈꾸다

윤여수 기자  |  2008.02.23 12:37
'추격자'의 김윤석


바뀌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한국영화(계)가 변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어느 한 쪽에서만 시작되지 않고 있다. 영화와 영화계, 배우, 관객 등 모두가 변하고 있다.

이는 극심한 침체로 인한 '위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신선한 기획의 부재와 할리우드 등 외화의 공세 등에 따른 흥행 부진과 이로 인한 투자 분위기 위축 등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으며 한국영화계는 '위기'감을 느껴왔다.

그래서 최근 일고 있는 변화의 기운은 '위기 끝 기회', '엄동설한 뒤 따스한 봄'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우선 영화 혹은 영화계.

한 충무로 관계자는 "A급 또는 톱스타급 배우가 아니더라도 캐스팅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는 곧 이들 배우들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영화 제작비 투자가 가능한 시대가 온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달려온다.

"잘 짜여진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 관계자는 '웰메이드' 영화에 대한 영화계와 관객의 요구가 바짝 현실로 다가왔다고 말한다.

지난 2003년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 등 '웰메이드' 영화들이 몰고온 관객과 평단의 호평과 흥행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톱스타급 배우가 캐스팅된다면 덜 완벽하고 허술한 시나리오라도 투자 유치, 일정한 흥행세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추격자'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원스어폰어타임', '더 게임' 등 최근 몇몇 영화들의 흥행과 호평은 톱스타급 배우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흥행할 수 있음을,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그래서 그 얼어붙었다던 투자 분위기도 조금씩 활성화하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배우들 역시 변화하고 있다.

'세븐데이즈'의 박희순


자신의 인기와 명성에 기대 수억원대의 높은 출연료를 받았던 톱스타급들이 제작비 규모에 맞게 자신들의 개런티를 줄이는 것은 이젠 큰 뉴스가 되지 못한다. 송강호, 최민식, 전도연, 김혜수, 차승원, 정재영 등 숱한 스타들이 그렇게 변화해왔다.

배우들의 변화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최근 '추격자'의 경우는 그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미 박해일, 조승우, 강동원, 류덕환 등의 '꽃미남' 배우들의 '살인범 캐릭터 계보'를 제대로 이은 하정우는 '추격자' 속 살인마 역할을 자임했다. '추격자'의 제작사 영화사 비단길의 이민희 기획 프로듀서는 "많은 젊은 스타급 배우들에게 역할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하정우가 단박에 이를 받아들였을 때 제작진 모두가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저 멋있고 잘생긴, 그래서 마치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으로만 인식되어온 이들 젊은 배우들의 변화가 엿보인다"고 그는 덧붙인다.

이 프로듀서에 따르면 이제 많은 배우들은 "강한 개성이 드러나거나 파격적인 변신을 가능케 하는 캐릭터와 잘 씌어진 시나리오를 토대로 하는 영화"라면 더 이상 출연을 망설이지 않는다.

단순한 이미지 관리는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관객들은 이 같은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민희 프로듀서는 "관객이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마디로, 톱스타급 배우들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과 선호의 시선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우의 이름값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력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럴 때 신인이든, 무명의 배우든 관객에게 이는 중요하지 않으며 오로지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고 이 프로듀서는 덧붙인다.

한 충무로 관계자는 '추격자'의 김윤석과 하정우, '세븐데이즈'의 박휘순 등을 그 대표적인 배우로 꼽는다. "스타성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관객의 힘에 기댄 이들은 배우 세대교체의 선두에 서며 한국영화의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영화는 과연 앞으로 얼마나 또 어떻게 이 같은 변화의 기운을 이어가며 성장해갈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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