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어디에 와 있습니까?
이범수에게 길을 물었다. 그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지난 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한 이래 영화 '싱글즈' '오! 브라더스' '안녕! 유에프오' '음란서생' 등과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에 출연했다.
지금은 인기리 방영 중인 SBS '온에어'에서 뭇 여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만큼 이제 배우로서 그의 입지는 탄탄하다.
이 정도면 제법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았을까.
"많이 달려오긴 했지요. 그런데 늘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란 생각이 들어요. 2,3년 전부터 부쩍 그런 생각이에요. 출발점은 아니지만, 이제부터 본선이 시작될 것 같은 그런 느낌, 아시겠어요?"
결승선이 코앞이란 마음을 먹음과 동시에 현실에 안주할까 그는 두렵다. '안주'라는 단어만큼 배우 이범수에게 무서운 말은 없다.
이범수는 슬럼프가 찾아올 때조차 오히려 근본과 기본에 충실하는 그런 남자다. "힘들수록 더 냉정히 현실을 돌아봐야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그는 "시련과 역경이 찾아 올 때마다 정신을 집중하면 그 안에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겉보기 등급 30대에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함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오! 브라더스'의 이범수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철두철미하다. 그야말로 새로운 이범수의 발견이다.
사실 그가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된 것도 알고 보면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범수는 영화 '신장개업'에서 어리숙하고 순박한 중국집 배달부 역할로 웃음을, '외과의사 봉달희'에서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온에어'서 그는 여배우 오승아(김하늘 분)를 향한 끝없는 희생과 부드러움, 또 때로는 남자답고 박력있는 모습 마지막으로 유머까지 갖춘 그야말로 다양함이 묻어나는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인정하든 안 하든 캐릭터를 고르는데 있어 늘 고정된 이미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어요. 코믹도 하고 액션도 하고 악역도 하고…. 하나하나 다 의도한 거죠."
다행히 그가 흘린 땀은 탐스런 열매를 맺었다. 현재 그는 활동 중인 배우 중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만족할 것인가. 이범수가 발걸음을 멈추고 자문했다.
"늘 지금이 본격적인 시작이라 털어놨죠.(웃음) 이제 궤도에 진입했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더 존재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나를 더 추스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매진할 때에요."
조금은 자신에게 가혹해 보였다. 이에 이범수는 이내 자신에게 좀더 냉정할 수 있는 본인의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특유의 멋뜨러진 미소를 날려 보냈다.
그래, 아직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인생이란 길에는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범수가 조급해 하지 않고 묵묵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이유다.
"어떤 것이든 단정지을 필요는 없어요. 어떤 일이든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잖아요. 언제든 새롭게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는 '현재진행형 배우'가 되고 싶어요."
'천의 얼굴'을 가진 이범수, 그의 발길이 닿는 곳에 새로운 길이 생기고 지금까지와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이범수는 팬들이 앞으로 그가 창조할 연기의 세계를 맛보길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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