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심사위원 봉준호 "심사과정..씨름과 비슷했다"

전주=김현록 기자,   |  2008.05.09 19:00
ⓒ홍봉진기자


9일 폐막한 제 9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봉준호 감독이 지난했던 심사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9일 오후 폐막식에 앞서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르헨티나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의 '도둑맞은 남자'에 최고상인 우석상을 수여한다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빈말이 아니라 작품들의 수준이 모두 뛰어나 심사를 두고 저녁식사부터 시작된 토론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며 "완성도나 도전 의식이 다 뛰어났는데, 압도적인 우위가 보이지 않고 모두가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럴 경우에 남는 건 취향인데, 취향이라는 건 쉽게 양보할 수가 없다"며 "서로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고 그걸 투표로 결정할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공동 수상을 줄 수도 없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과열된 분위기를 식히기 위해서 휴식 시간을 갖기도 했다"며 "모든 영화들이 뛰어나서 결국은 상의 의미, 전주영화제에서의 발견이라는 의미를 고려하게 됐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경쟁작 중에는 이미 유럽의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관심을 모았거나, 이미 해외에서 많은 배급사가 확보된 작품이 있었다"며 "이미 그런 위치를 점하고 있는 영화는 약간의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미를 갖고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영화에 집중했다"며 "끝내 무승부가 나면 몸무게가 조금 덜 나가는 선수의 손을 들어주는 씨름 결과와 비슷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봉 감독은 "경쟁부문에 올라온 모든 작품, 모든 감독이 충분히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상을 받은 이들 모두가 대단하다. 전세계가 주목하기 전에 전주가 주목했던 감독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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