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가 TV를 점령했다. 지상파 3사 4채널을 돌릴 때마다 어김없이 가수가 등장한다. 가수의 TV 정복은 비단 예능프로그램 뿐이 아니다. 드라마 주인공까지 침투한 지 오래다. 어디 TV 뿐이랴. 음악적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가수는 진행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가수가 메인 MC로 활동 중인 인기 예능프로그램은 부지기수. 은지원과 이승기의 전성시대를 열게 한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를 비롯해 2TV '상상플러스 시즌2'의 이효리 탁재훈 신정환, 그리고 윤종신 이하늘 신정환이 진행을 맡고 있는 MBC '명랑히어로', 윤종신 신정환이 MC인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 등이 있다. 여기에 SBS '일요일이 좋다'의 '사돈 처음뵙겠습니다' 코너에서는 LPG 출신 가수 한영이 남희석과 함께 진행을 맡고 있다.
가수가 안방극장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지는 오래다. 이같은 현상은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녀시대 멤버 윤아가 KBS 1TV 일일극 '너는 내운명' 주인공으로 정극에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오는 6월 방송예정인 KBS 2TV 새 미니시리즈 '최강칠우'의 주인공은 에릭이다. 이승기는 11월 방송예정인 MBC 새 미니시리즈 '일지매' 주인공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 전문 프로그램인 KBS 2TV '영화가 좋다'는 성시경이 조수빈 KBS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을 맡고 있다. SBS '접속! 무비월드'는 가수 홍경민이 진행을 맡고 있다.
가수들이 이처럼 TV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두드러진 활약을 하는데는 가요계 경기침체로 인한 예능프로그램 진출이 시발점이다.
산울림의 김창완을 비롯해 MBC 12기 합창단 출신 엄정화가 연기자로 활동을 병행하며 만능엔터테이너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면서, '제2의 김창환ㆍ엄정화' 탄생을 꿈꾸는 움직임이 가수들의 영역확장으로 이어지며 TV를 장악한 것이다.
그러면 가수들의 어떤 점이 이처럼 TV 프로그램을 장악하게 한 걸까. 또 부작용은 무엇일까.
장악 요인으로는 어려워진 음악환경을 꼽을 수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가수들의 TV프로그램 장악 주 요인에 대해 "음악환경이 밥먹고 살기 힘든 현실이 됐다"며 "경제적인 활로를 찾기 위해 TV로 영역확장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강씨는 "청소년들이 뮤지션이 아닌 가수로 시작하는 엔터테이너를 꿈꿀 경우 음악적 진정성 혹은 진정한 뮤지션 발굴이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대중 음악산업의 발전보다는 말초적이고 트렌디한 음악이 탄생될 게 뻔하며 이는 다시 음악산업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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