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필름마켓 '썰렁', 한국영화 '철렁'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2008.05.19 14:10
ⓒ<18일 한산한 분위기에 젖은 칸필름마켓 입구 정경>


지난 14일 영화제의 시작과 함께 막을 연 유럽 최대 영화 시장인 칸필름마켓에 예년보다 바이어들이 줄어 관계자들을 걱정시키고 있다.

제61회 칸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데일리를 발행하는 버라이어티는 칸필름마켓에 바이어들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칸필름마켓은 93개국의 감독과 프로듀서, 바이어들이 몰리는 유럽 최대 영화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북적거리던 부스 앞에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말 동안 가장 많은 바이어들이 몰리는 칸필름마켓에 올해는 17~18일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버라이어티는 바이어들이 지나치게 비싼 물가 등을 이유로 사흘 정도 머물다 떠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칸필름마켓에 이처럼 바이어들이 줄어들자 이번 마켓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한국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어들이 줄은 만큼 해외 판매 기회도 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필름마켓에는 올해 하반기 한국영화 부흥의 사활을 걸고 있는 대형 영화들이 해외 고객들에 선보이는 자리가 매일같이 열리고 있다. 장동건이 주연을 맡은 '런드리 워리어'를 비롯해 김기덕 감독의 '비몽', '크로싱' '신기전' '비몽' '숙명' 등이 마켓 시사회를 열어 바이어들을 불러 모으는 중이다.

한 한국영화 제작자는 "예년보다 바이어들이 줄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비경쟁작에 시선이 몰리는 반면 경쟁작 중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제 기간 한국영화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큰 걱정은 없다는 시선도 있다.

'추격자' 투자사 벤티지 홀딩스 정의석 대표는 18일 "미드나잇 스크리닝 이후 영화에 대한 관심이 엄청 높아졌다"면서 "조만간 아시아 특히 일본과 유럽에서의 판매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놈놈놈'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측은 "다른 영화보다 '놈놈놈'에 대한 문의가 상당하다"면서 "24일 '놈놈놈'이 갈라 스크리닝을 통해 공개되면 보다 확실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추격자'가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놈놈놈'이 바톤을 이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칸영화제 기간 동안 한국영화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갖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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