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칸마켓, '놈놈놈' 등 한국영화 저력 과시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2008.05.22 16:07
ⓒ<칸 해변가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부스 앞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제61회 칸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열린 유럽 최대 영화 견본시 칸필름마켓이 영화제에 앞서 22일 막을 내렸다. 이번 칸필름마켓은 예년보다 해외 바이어들이 줄어 침체된 분위기였지만 한국영화들은 잇단 성과를 내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영화제에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독일과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총8개과 100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으며, 24일 갈라 스크리닝을 앞두고 거래가 계속 진행 중이다.

20일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진행된 '놈놈놈' 마켓 상영에는 폭스와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대거 참석해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정아 CJ엔터테인먼트 상무는 "영화의 상업적인 코드에 해외 바이어들이 자국에서도 흥행을 거둘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영화제가 끝난 뒤 더많은 판권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지난 17일 뤼미에르 극장에 상영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이번 필름마켓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총9개국에 팔렸다. '추격자'는 영화제 초반 상영돼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오다기리죠와 이나영이 출연한 김기덕 감독의 '비몽'은 프랑스를 비롯해 러시아 홍콩 등 총6개국에 판매됐으며,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는 영화다'는 일본에 팔리는 성과를 냈다.

현재 부산에서 촬영 중인 박찬욱 감독의 '박쥐' 또한 유럽 4개국에, 민규동 감독의 '서양골동과자점 엔티크'는 일본에 선판매됐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와 'GP506'은 각각 프랑스 독일과 독일 호주 싱가포르 등에 팔렸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는 아직 촬영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구매 제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국영화들이 잇달아 세계 각지에 팔린 반면 해외영화를 사들이는 한국바이어들이 눈에 띈 것 또한 이번 필름마켓의 두드러진 점 중 하나였다. 한국 수입업자들은 일부는 합종연횡을 맺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사들였다.

이는 최근 극장에 한국영화보다 해외 영화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마켓 초반부터 웬만한 영화는 한국 메이저 수입사가 싹쓸이를 하다시피 했다"면서 "가격경쟁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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