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8강진출...양팀 감독 동반 퇴장도

크로아티아도 3전 전승으로 8강행...죽음의 C조, 내일 새벽 격돌

조홍래 기자  |  2008.06.17 10:27
↑17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독일-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폴란드의 경기 소식을 전한 유로2008 한국어판 홈페이지

유로2008 본선 B조 예선 독일과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선 양 팀 감독이 경기장을 떠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중 양 팀 감독이 서로 언쟁을 벌이고 삿대질을 하다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이다.

17일 새벽(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비엔나 에른스트 하펠에서 열린 유로2008 B조 최종전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시종일관 거친 경기를 벌였다. 양 팀 간의 신경전은 녹색 잔디를 넘어 벤치에서도 펼쳐졌다.

경기가 점차 과열되던 전반 40분경 양 팀 감독이 부딪혔다. 독일의 요아킴 뢰브 감독과 오스트리아의 요세프 히커스베르거 감독은 한동안 말싸움을 벌이다 급기야 서로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다.

다툼이 그칠 줄 모르자 마누엘 메후토 곤살레스 주심은 두 감독에게 벤치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두 감독은 주심의 명령에 황당해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양 팀 팬들도 주심에게 심한 야유를 퍼부었다. 두 감독은 결국 벤치를 떠나 관중석으로 향했다. 관중석에 들어가던 두 감독은 늦었지만 악수를 나누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감독없이 경기를 진행한 양 팀의 승부는 독일 캡틴 미하엘 발라크의 발끝에서 결정됐다. 발라크는 후반 4분 골문에서 약 25m 떨어진 곳에서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날렸다. 발라크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은 오스트리아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혔으며 이 골로 독일은 8강행을 결정지었다.

B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독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반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던 오스트리아는 이번 패배로 8강 진출의 꿈을 접었다. 공동개최국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가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유로 2008의 안방주인들은 손님들의 잔치를 구경만 하게 됐다.

같은 조에서 2연승으로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지었던 크로아티아는 폴란드를 1대0으로 꺾으며 조별예선에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폴란드의 골키퍼 아르투르 보루츠의 선방에 막혀 고전하던 크로아티아는 후반 6분 왼쪽에서 올라온 낮은 크로스를 이반 클라스니치가 왼발 슛으로 성공시켜 승리를 따냈다.

이날까지 A조의 포르투갈과 터키, B조의 크로아티아와 독일이 8강행을 확정했다. C조의 네덜란드와 D조의 스페인도 남은 조별예선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8강에 진출한다.

한편 18일 새벽에는 네덜란드(2승)가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남은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죽음의 조'인 C조가 격돌을 벌인다. 루마니아(2무)와 프랑스(1무 1패), 이탈리아(1무 1패) 모두 8강 희망이 아직 살아있어 치열한 혈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루마니아는 8강 진출을 확정하고 한결 여유로운 네덜란드와 격돌한다. 지단의 박치기 사건 등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8강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진검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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