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vs 이효리, 별들의 귀환을 고대하다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2008.06.20 08:52

들려만 주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대중가요의 효시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텔레비젼이 없던 시절에도 여가수들의 율동과 섹시한 자태를 보기 위해 대중은 극장을 찾았다. 새로운 음악과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여 가수들의 리사이틀 공연을 보면서 열광했던 것이다. 그 무대는 비록 전파를 타지 않았어도 오히려 입소문은 발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어 유행되었다.

전통가요 일색이던 대중가요계는 1960년대를 전후로 미8군 무대를 통해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듣도 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과 무대는 팬들의 눈과 귀를 놀라게 했다. 그렇게 미8군 무대에서 뻗어나온 음악적 토양은 우리 가요사에서 혁혁한 역할을 했다.

1961년 한명숙의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시작으로 '밤안개'의 현미가 연이어 새로운 코드의 음악을 내놓자 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도심은 온통 그녀들의 노래 일색이었다. 물론 그 시절과 오늘을 비교할 수 없지만, 47년 전 가요계 여가수들의 반란은 오늘의 파격적인 트렌디를 예고하는 시초였던 셈이다.

시원한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았던 윤복희는 무대밖에서도 유행을 선도할만큼 여가수들의 파격은 대중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미국 공연을 마치고 입국한 윤복희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초 미니스커트를 입고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문제의 미니스커트가 방송을 타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사건은 1967년도의 일이다.

물론 그 시절과 오늘을 비교할 수 없지만, 90년대 우리 가요사는 가장 탄탄하고 주목받을 만한 컨텐츠를 양산했다. 그중 엄정화와 이효리는 음반을 발표할때 마다 새롭게 변신했고, 그 스타일은 동시대의 트렌드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만큼 위상을 높힌 여가수들이다. 이들이 오는 7월 초순과 중순에 연이어 컴백을 대기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이들은 한무대에서 권좌 다툼의 재미를 안겨줄 전망이다.

1998년 4인조 여성그룹 핑클의 리더 '효리'로 출발한 그녀는 2003년 '10 Minutes'로 여자 가수로도 가장 큰 화제를 낳은 인물로 등극했다. 당시에 지하철을 이용한 대중은 이효리가 좋든 싫든 매일 보아야하는 인물이었을 만큼 그녀의 인기는 대세였다.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한 이효리의 신문이 판매 성적이 가장 높아지자, 신문사마다 이효리를 전진 배치시키는 희대의 사건이 1달여간 벌어진 것이다. 굳이 신문을 사지 않아도 1면에 배치된 이효리를 매일 볼 수 밖에 없는 존재였다. '효리 열풍'은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여진이 잔재해 있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엄정화 역시 가수로 출발해 드라마, 영화배우로 그 영역을 탄탄히 넓혀나간 입지전적 인물이다. 전방위적 엔터테이너로 설명이 필요없는 당대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1993년 신해철이 만든 '눈동자'로 데뷔한 엄정화의 무대는 오늘에 이르까지 진보적인 진화를 거듭했다. 발표하는 음반마다 새로운 스타일의 화법을 제시해온 엄정화는 자체가 패션일 만큼 감각적이다. 그녀가 연출하는 무대도 안무보다 시대를 앞지르는 감각적 패션이 주도한다. 엄정화의 무대가 차별화되는 이유도 바로 그곳에 있는 것이다.

성공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결코 허상이 있을 수 없다. 대중의 눈과 귀는 만만해 보이나, 열광하는 근거는 언제나 엄격하다. 엄격한 검열이 끝나면 대중은 불나방처럼 일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그 흐름을 잡아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녀들의 컴백이 조촐한 끼니가 아니라, 성대한 출정이 되기를 바란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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