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매' 안길강 "80세까지 가늘고 길게 연기하고파"

김지연 기자  |  2008.06.23 08:06
SBS 수목극 '일지매'에서 공갈아제로 출연 중인 배우 안길강


"80세 넘어서까지 1년에 한 편이라도 가늘고 길게 연기하고 싶어요."

배우 안길강은 평생 '연기쟁이'로 남고 싶다. 어느덧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기고 어려움이 찾아오자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동료들도 많았지만, 그는 연기 이외에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 없다.

안길강, 그에게 연기는 모든 것으로 통하는 길이다. 그 외에는 없다. 강한 인상 덕에 강렬한 캐릭터를 숱하게 맡기도 했지만, 주어진 역할이면 언제든 감사하다.

그런 그가 최근 코믹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현재 수목드라마 제왕 자리를 꿰찬 SBS '일지매'(연출 이용석)에서 안길강은 웃음 가득한 캐릭터 공갈아제를 소화하고 있다. 낯설지 않을까했던 우려는 기우였다.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당연히 고민했죠. 그런데 친구인 이용석 PD가 부탁을 하더라구요. '왕과 나' 촬영이 끝난 직후라 쉬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의리는 지켜야죠.(웃음)"

안길강이 '일지매'에 출연하게 된 건 다 의리 때문이었다. 그는 과거 이용석 PD와 '무적의 낙하산 요원'으로 호흡을 맞춘 뒤 절친한 친구가 됐다.

SBS 수목극 '일지매'에서 공갈아제로 출연 중인 배우 안길강


친구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일지매'의 출연을 승낙했던 안길강, 하지만 어느 덧 이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든 자신을 발견했다.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할 때만 해도 영화만 찍다 와서 드라마 현장에 잘 적응이 안 됐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현장에도 적응이 됐고, 촬영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정말 유쾌하게 찍고 있어요. 또 무엇보다 유일하게 아는 PD이자 친구가 너무 잘 돼 개인적으로 행복합니다."

안길강은 의리에 죽고 사는 그런 남자다. 연거푸 친구인 이용석 PD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 잘됐다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더불어 자신까지 그 작품에 출연하고 있으니 일석이조란다.

"사실 결혼 전에는 이런 코믹 캐릭터는 상상도 안 해봤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한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이 되니 좀 더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도 욕심이 나더라구요."

물론 그에게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은 고향과 같다. 그런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다. 배우에게 남과 다른 색깔이 있다는 건 소중한 거니까.

그는 현재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은 기분이라 했다. 억지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연기하고 싶지 않다.

"공갈아제는 공갈아제대로, 또 영화에서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색깔 있는 연기' 보여드릴 거에요. 지금 영화계가 불황이라지만, 전 80살 넘어서까지 1년에 한 편이라도 좋으니 가늘고 길게 연기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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