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플 시즌2'는 '이효리 쇼'?

김수진 기자  |  2008.07.02 11:42

'이효리 쇼를 하라!'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가 '상상플러스'의 명맥을 잇지 못한 채 시청률 부진과 시청자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상상플러스' 시즌 2는 KBS 개편과 동시에 이효리가 MC로 전면에 나서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 결과는 기대 이하다. 신설 코너 역시 약진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모두 3개의 코너가 폐지됐다.

우리나라 동요를 영어로 번역해 부르는 '풍덩 칠드런 송'을 비롯해 잠옷 컨셉트로 토크를 진행하는 '문제 내러 왔습니다'에 이어 '대결 상상이야기'까지 모두 폐지돼 현재는 '풍선토크-터질꺼에요'만 유지되고 있다.

이뿐이랴. 이효리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효리의 원맨쇼로 비춰질 뿐이다.

지난 1일 방송분에서는 더욱 그랬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박현빈, 알렉스, 윤정희, 남규리 등이 출연했다. 하지만 초대손님보다 이효리가 더욱 돋보였다.

박현빈의 '샤방샤방'의 한 소절인 '얼굴은 V라인, 몸매는 S라인'이라는 곡을 부르며 강렬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이효리의 모습은 누가 봐도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섹시가수라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털털한 모습은 방송을 위한 이효리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평가될 수 있다.

또 뺨을 맞아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신정환의 말에 몸소 나서 신정환의 뺨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이효리의 모습은 '안티팬'을 감수한 과감한 행동으로 평가돼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으로 박수 받을 만하다.

이효리의 이같은 '쌩쇼 퍼레이드'는 왜 계속되는 것일까. 이효리가 '쌩쇼'를 펼치는 이유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이 있다고 치더라도, 그의 '쌩쇼'는 그저 명분일 뿐이다. 새로울 것도 없고, 신선할 것도 없다. 게다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없다.

과거 '상상플러스'는 메인 MC로 아나운서를 기용하며, 모르는 한국말을 널리 전파하는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과 동시에 시청률 역시 20%대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당시 MC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백승주 KBS 아나운서의 경우 뛰어난 진행 실력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성을 인정받았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상상플러스' 시즌2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이상 앞서 확실한 자리를 잡았던 아나운서의 빈자리는 이제 이효리의 몫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이효리의 '쌩쇼'가 아닌 진정한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 '상플' 그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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