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번역자 정씨 "CJD, vCJD로 우길지 몰랐다"

조철희 기자  |  2008.07.02 11:03
↑'PD수첩' 번역자 정지민씨가 자신을 둘러싼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 1일밤 해명글을 올렸다. (사진 왼쪽='PD수첩' 방송장면, 오른쪽=정지민씨의 입장을 공개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최근 'PD수첩' 제작진과 번역자 정지민씨의 오역·왜곡방송 논란 공방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씨가 크로이츠펠츠 야코프병(CJD)과 인간광우병(vCJD) 오역 쟁점에 있어서 자신은 말을 바꾼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1일밤 자신의 입장을 전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를 통해 "CJD/vCJD 부분에 대해 'PD수첩'의 해명을 인정한다고 했다가 이제는 아니라고 한 것"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해당 방송 부분을 다시 보지 않은 상태에서 'PD수첩'이 설마 맥락상 CJD였던 것을 간 크게 vCJD로 우길까 하는 마음에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용어상의 혼동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며 "다시 보니 분명히 그것(vCJD 자막처리)은 맥락상 CJD였던 부분에서 따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또 "따라서 이제 인정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PD수첩'의 해명을 설마 하는 마음에서 실제보다 합리적인 해명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라며 "아레사 빈슨이 분명히 MRI(자기공명촬영장치)상으로 CJD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vCJD 자막처리는 명백한 오역"이라고 주장했다.

'PD수첩'의 주요 번역자였던 정씨는 지난달 24일 'PD수첩'이 '쇠고기추가협상과 PD수첩 오보논란의 진실'을 방송하자 다음날 곧바로 이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작진의 해명 일부를 반박해 논란을 확산시켰다.

정씨는 당시 남긴 한 글에서 "vCJD이니 CJD이니 이것도 사실 제작진의 해명은 정당하다고 본다"며 "죽은 여자분 어머니가 계속 혼동해서 말하면서도 결국은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은 26일 'PD수첩 영어 번역자 J씨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이란 글에서 "정씨가 이 부분 해명이 정당하다고 밝힌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료 전체를 보면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을 혼동하지 않았고 vCJD 가능성뿐만 아니라 CJD 가능성도 함께 말했다"고 밝히면서 말바꾸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정씨는 문제의 방송분(4월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을 본 것이 방송 한달 후인 지난달 28일이었던 점을 스스로 밝히면서 최종 방송분을 확인하지도 않고 언론보도만을 토대로 논쟁 일선에 나선 것은 경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씨의 글 중에는 "해당 부분을 다시 보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에야 실제로 방송된 그 부분을 보았고", "나는 28일 드디어 방송분을 보면서"와 같이 방송 확인이 늦었음을 알 수 있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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