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선수가 은퇴 후 해설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독 돋보이는 인물이 있다.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심권호(35)다. 2001년부터 주택공사 레슬링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중요한 국제경기가 있을 때 마다 해설자로 나서 화려한 입담을 과시해 왔다.
심권호는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도 SBS 레슬링 해설요원으로 활약한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해설을 맡으며 다시 한 번 스타로 거듭났다.
그는 해설을 통해 선수시절 드러내지 못했던 재치와 순발력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예선전에서 누르바킷 텐기즈바예브(카자흐스탄)가 임대원의 손가락을 깨물고 아닌 척 하자 "임대원 선수가 자기 손가락을 물었겠느냐"고 비꼬았다.
4강전에서 정지현이 아르멘 나자리안(불가리아)의 손을 몰래 잡자 "지금 심판이 안보고 있다. 심판 안 볼 땐 저렇게 잡아야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해설 중에 '앗싸' '파이팅' 등을 외쳐 보는 사람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심권호 어록'까지 만들며 그의 해설 한마디에 관심을 기울였다.
심권호는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국민들이 제가 언제 사고를 칠 지 걱정해주시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항상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후배 선수가 어떻게든 상대방을 넘겼으면 하고 훈수를 두는 상황에서 흥분을 하다 보니 실수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것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필요하다"며 "후배들의 실력은 모두 메달권에 들어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시합운영을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kg급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그레코로만형 54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가 베이징에서도 구수한 해설로 국민에게 금메달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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