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2', 리메이크 아닌 14년만의 '시즌2'②

김겨울 기자  |  2008.07.14 10:43


최근 '돌아온 뚝배기'나 '내 여자' 등 리메이크 드라마가 봇물을 이룸에 따라 '종합병원2'도 그 중 하나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종합병원2'는 여러 면에서 리메이크 드라마가 아닌 시즌 드라마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메이크 드라마란 예전에 했던 드라마, 영화의 원작을 감독의 취향에 따라 새로이 다시 만드는 작품으로 '청춘의 덫'이나 '사랑과 야망'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드라마는 각각 1978년, 1986년에 했던 드라마로서 1999년, 2006년에 다시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MBC '하얀거탑'같이 해외 원작을 국내에서 만드는 것도 같은 경우다.

반면 시즌드라마는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는 형식으로 전편과 이어지는 줄거리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김윤진이 출연해 국내에서도 유명한 '로스트' 시리즈나 '프리즌 브레이크', '위기의 주부들' 등이 그것이다. 국내에서 제작한 대표적인 시즌 드라마로는 MBC'프란체스카'를 들 수 있다. 3편까지 제작된 '프란체스카'는 매회 시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보강해 기존 스토리와 어우러져 신선함을 더했다.

이처럼 리메이크 드라마와 시즌드라마는 얼핏 보면 비슷해보이지만 서로 다른 장르다. '종합병원2'의 경우 이재룡, 심양홍, 김소이 ,오욱철 등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당시 집필을 맡았던 최완규 작가가 작가팀을 이끌지만 리메이크라고 보기에는 어폐가 있다.

이는 '종합병원'이 처음 방송될 당시만 해도 의학 드라마로서 최초라는 신선함이 있었으나 SBS '외과의사 봉달희', MBC '하얀거탑', MBC '뉴하트' 등의 성공으로 시청자들이 기대치가 높아진만큼 전작의 이름과 줄거리를 따온 것만으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이유다.

제작진에 따르면 전편에서 전공의였던 이재룡(김도훈 역)은 시간이 흘러 스태프 의사로 성장한다. 그는 예전처럼 생명 윤리를 존중하는 정의로운 의사로 등장하지만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그려지며 새롭게 등장할 새내기 의사들과 조화를 이룰 예정이다. 이는 '종합병원2'가 옛 줄거리를 다시 만든 리메이크 드라마가 아닌 전작의 뒤를 잇는 시즌 드라마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 뿐 아니다. 시즌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노도철 PD가 메가폰을 잡은 점도 '종합병원'의 시즌 드라마화를 염두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다. 실제로 '종합병원2'에는 시즌 드라마가 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숨겨 있다.

우선 전문직 드라마답게 직업 세계를 통해 다양한 볼거리 및 일회성 이야기를 양산하는 데 자유롭다. 또 미니시리즈처럼 주인공 2~3명이 전체 줄거리를 이끄는 게 아닌만큼 멜로 라인이나 대립 구도도 다채롭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종합병원2'가 '종합병원3'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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