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긴 휴가 같은 활동 즐기고 싶어요"

이수현 기자  |  2008.07.15 13:44
가수 최정원 ⓒ송희진 기자


"예전보다 오히려 무대가 더 편해졌어요. 무대 위에 서있는 제 모습이 이제는 예전보다 더 편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정원이 솔로로 돌아왔다. 그룹 UN이 해체된 지 3년, SBS 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마지막으로 TV에서 모습을 감춘 지 2년 만이다.

두 사람이 서던 무대를 혼자 채워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최정원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랄까.

"혼자 된 2년 동안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면서 보냈더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더라구요. 음반에 몰두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저한테는 특별했던 시간이에요. 연예인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남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이제 어느덧 데뷔 9년차. 중견 가수라고 불릴 법한 경력을 갖게 된 최정원이 후배들을 보는 느낌은 어떨까.

"그냥 제 과거의 모습이 떠올라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 하는 느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도 후배들이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요. 저도 그 당시에 선배들의 격려가 안 와닿았거든요. 그건 몸소 체험하고 느껴야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UN으로 한창 활동하면서 주가를 올리던 당시 최정원은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진지하고 엉뚱한 이미지로 기억됐다. 최정원은 그 모습들이 '의도된 캐릭터'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만난 그에게는 여전히 '진지교수' 최정원의 모습이 느껴졌다.

"캐릭터를 따로 만들고 싶진 않아요. 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제가 하는 음악과 평상시에 갖고 있는 사상, 말투를 진실로 보여주는 게 컨셉트라면 컨셉트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는 재미 위주의 모습이었다며 이제는 팬들과 교감하고 대중들과도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가수 최정원 ⓒ송희진 기자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이 파일럿이었다는 최정원은 아직도 가끔 파일럿의 꿈을 꾼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그를 움직이는 건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가수로서의 시간이다. 그가 들려주고 싶은 음악은 어떤 것일까.

"저는 가수이기 전에 한 사람의 대중이기 때문에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이 좋아요. 제 노래는 여름방학이 다가올 때의 기분 좋은 긴장감?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휴가지로 가는 도로 위에서 가족끼리 뻥튀기랑 술빵 사먹는 기분. 그런 행복감을 노래에 담고 싶었어요."

'선샤인 온 섬머타임'이라는 여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노래로 팬들 앞에 다시 선 최정원. 이제는 '누구나 최고를 향해 뛰어가고 있지만 영원한 최고는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는 그의 이번 앨범 활동에 대한 각오는 어떨까.

"저한테는 이번 활동이 일이라기보다는 긴 휴가 같아요. 이번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제가 갖지 못했던 행복을 찾아보고 싶어요. 일이긴 하지만 그 일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없지 않을까요."

가수 최정원 ⓒ송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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