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하 '놈놈놈')이 개봉 3일 만에 전국 관객 155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속도라면 개봉 4일 만에 200만 돌파도 가능한 상황. 폭발적인 초반 흥행세에 2006년을 강타했던 '괴물'이 떠오른다.
'놈놈놈'과 '괴물'은 초반 관객몰이 양상 외에도 닮은 점이 많다. 2년 전 '괴물'의 길을 2008년 '놈놈놈'이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올 정도다.
2006년 화제 속에 개봉한 '괴물'은 당시 100억원이 훌쩍 넘는 순제작비가 들어간, 당시로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한국영화였다. '살인의 추억'으로 잘 알려진 봉준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강에 괴물이 나온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등 이른바 '봉준호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한데 뭉치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제작진은 촬영 현장 이야기나 괴물의 모습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그럴수록 호기심은 더욱 증폭됐다.
'괴물' 이후 '화려한 휴가'와 '중천' 등 제작비 100억 이상의 블록버스터가 등장했다. 그러나 2008년 7월 현재 '놈놈놈'은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광활한 만주를 배경으로 한 웨스턴 무비를 표방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놈놈놈'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화려한 출연진의 면면이었다. 이 가운데 송강호와 이병헌은 각기 '반칙왕'과 '달콤한 인생'의 주연으로 김지운 감독과 호흡을 맞춘 사이.
'괴물'과 '놈놈놈'은 각기 그해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괴물은 이른바 '칸 기립박수 마케팅'으로 세몰이를 시작했고, '놈놈놈' 역시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스크린 싹쓸이 논란, 전야 상영부터 시작된 흥행몰이 모두가 닮은꼴이다.
그러나 '괴물'과 '놈놈놈'의 차이 역시 분명하다.
'괴물'이 한국의 독특한 정서와 상황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면 '놈놈놈'은 무국적 액션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놈놈놈'이 한국 영화의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 속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점 역시 '괴물' 때와 다르다. '놈놈놈'의 흥행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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