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컴백, 그리고 그후

김지연 기자  |  2008.07.31 13:50


2004년 8월31일 '여덟 번째 소리를 위해' 긴 음악 여행을 떠났던 서태지가 돌아왔다. "멋지게 돌아오겠다"는 말만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채 홀연히 떠났던 그가 먼 길을 돌아 29일 8집 첫 번째 싱글 '모아이'로 '멋지게' 컴백했다.

이로써 팬들은 또 한 번 정상의 자리에서 이별을 고했던 서태지와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서태지의 음반이 처음 공개된 29일 아침, 서울의 한 음반매장에서는 CD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얼마 만에 보는 행렬인가. 국민 60%가 최근 1년간 음반을 구매한 적 없다는 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태지는 시간을 거슬러 그 때 그 시절의 풍경을 재현했다.

29일 오전 서울 한 음반매장에 서태지 음반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인파 ⓒ홍봉진 기자 honggga@


역시 음반을 발매할 때마다 가요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서태지다. 때문에 이 같은 작은 행보가 가요계 환경 전반을 개선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관계자는 "서태지의 컴백에 대한 시선은 극과 극으로 양분돼 있다"면서도 "다만 이들 모두 서태지 컴백이 사람들로 하여금 대중가요에 다시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음반판매 5만장도 어려운 요즘, 서태지는 초도 물량만으로 10만장을 넘어섰다. 결국 30일에는 1차로 5만장 추가제작을 확정했다. 서태지의 등장이 가요 시장의 전체 규모를 확장했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29일 오전 서울 한 음반매장에 서태지 음반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인파 ⓒ홍봉진 기자 honggga@


다만 베일을 벗은 그의 음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역시 서태지다'라는 반응도 있지만 적잖은 음악평론가들은 "4년 만에 발표하는 음반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찬 음악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모자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물론 음악은 음악으로 들어야 하며, 진정한 평가는 평론가가 아닌 팬들의 몫이다. 아직 두 번째 싱글과 정규 8집 발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태지 8집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온 서태지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신비주의의 '본좌'라 일컬어지는 그가 이례적으로 31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리는 공연에 앞서 취재진과 포토타임을 갖기 때문이다. 예전의 서태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첫 번째 싱글 '모아이'가 상당히 대중적인 멜로디를 담았다는 점도 그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장르적 해석을 떠나 '서태지스러움'을 들고 돌아온 서태지, 자연친화적인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로 시작된 1번 트랙 '모아이'를 시작으로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녹여낸 그의 음악이 두 번째 싱글에서는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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