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극장가, 춘추전국시대 시작됐다③

전형화 기자  |  2008.08.03 11:09

8월 극장가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7월에는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과 '님은 먼곳에', '눈에는 눈,이에는 이' 등 한국영화들이 바람몰이를 일으킨 반면 8월에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먼저 7월 30일 개봉한 '미이라3'는 전편보다 크게 떨어지는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3일 만에 10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이런 기세라면 200만명 돌파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6일에는 배트맨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지녔다는 평을 받는 '다크나이트'가 개봉한다.

'다크 나이트'는 이미 미국에서 각종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파죽지세로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기대를 얻고 있다.

'다크나이트'가 러닝타임이 2시간30분이 넘어 상영회차가 적고 프린트수가 300개가 조금 넘기 때문에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영화들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다크나이트'와 같은 날 개봉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월E'도 무시못할 복병이다. 올 여름 최고 멜로영화라는 평을 받는 '월E'는 성인 관객들을 대상으로 상당한 흡입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개봉하는 '케로로' 극장판도 가족관객을 상당히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봉한 또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극장판이 '놈놈놈'보다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며 알찬 흥행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케로로'도 같은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8월 극장가는 무엇보다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한 배급전쟁이 뜨겁다.

'놈놈놈'이 480여개 스크린을 유지하고 있으며, '님은 먼곳에'와 '눈눈이이'도 스크린 확보 경쟁에 치열하게 나서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롯데 엔터테인먼트 등 3강이 배급을 맡고 있지만 워낙 경쟁이 뜨거워 수성이 쉽지 않다.

올 여름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인 '고사:피의 중간고사'도 200여 스크린을 확보하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괴물'이 독주했던 2006년 여름과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관객을 휩쓸었던 2007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군웅이 할거하는 춘추전국시대는 8월 중순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다찌마와리' '아기와 나' 등 한국영화 세 편이 나란히 개봉하기 때문이다.

1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동원한 '놈놈놈'을 비롯해 한국영화들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객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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