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빴던 '무한도전' 베이징 2박3일의 재구성

베이징(중국)=김현록 기자,   |  2008.08.21 08:24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베이징을 누볐다. 이들 중 정형돈 노홍철의 핸드볼 중계, 유재석의 체조 중계 보조 해설은 두고두고 화제다.

사실 '무한도전' 선발진이 베이징을 찾은 것은 지난 13일. 그 바쁘고 고단했던 베이징에서의 일정이 끝난 건 지난 20일이다. 먼저 베이징에 도착한 선배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에 이어 전진이 합류하면서 이들 여섯명이 모두 뭉치게 된 건 지난 18일부터.

1주일을 훌쩍 넘긴 '무한도전'의 베이징 도전기, 모든 멤버들이 함께했던 18일 이후 이들의 마지막 2박3일은 과연 어땠을까?



18일.. 베이징에서 외친 "독도는 우리땅"

18일 오전 11시(이하 베이징 현지시간 기준). 새벽부터 일어나 부랴부랴 한국에서 8시께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마지막 멤버 전진이 베이징 셔두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어떻게 알고 공항에는 이미 100명이 넘는 팬들이 장사진을 쳤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카메라는 공항에 없다. 먼저 베이징 촬영을 시작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은 이미 IBC(국제방송센터)를 누비며 촬영을 진행 중. 바쁘게 합류하면서 촬영이 진행됐다. 엄격한 출입 통제가 이뤄지는 IBC에서 일단 촬영이 진행되면 촬영을 허가받은 일부 스태프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대기 상태가 된다.

까다로운 해외 촬영인데다 예산조차 만만치 않아 인원부터 최소화했다. 각 멤버들의 코디네이터는 물론 헤어, 분장팀도 과감하게 제외했다. 멤버들은 '알아서' 옷을 챙겨입고 머리를 만진 뒤 카메라 앞으로 달려간다.



IBC 촬영을 마친 여섯 멤버들은 성화가 타오르고 있는 주경기장과 워터큐브 등이 있는 단지 안을 누비며 외국인들에게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쓰인 부채를 나눠주는 등 국제 홍보를 벌였다. 베이징의 뜨거운 태양과 마땅한 그늘이 없는 경기장 주변을 감안한 아이디어다. 덕분에 부채도 불티. 부채를 받아든 외국인의 협조가 이어지자 '독도는 우리땅' 홍보도 신바람이 난다.

다시 IBC로 들어간 촬영은 기약없이 이어진다. 이 와중에 16일 가장 먼저 베이징에 왔던 노홍철은 2박3일간의 촬영 일정을 마치고 먼저 귀국했다. 모든 멤버가 '무한도전' 외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중인 만큼 스케줄 조정은 어쩔 수 없는 일. 마침 이날 합류한 전진이 빈 자리를 메운다.

멤버들과 촬영팀이 IBC 바깥으로 나온 건 10시가 훌쩍 넘어서다. '무한도전' 팀 모두가 함께하는 늦은 저녁이 시작된다. 아침부터 숙소를 나온 뒤 이들이 먹는 첫 식사다.



19일.. 흩어져도 뭉쳐도 우리는 '무한도전'

그리고 다음날 19일. '무한도전' 팀은 이날 당초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열리는 올림픽 야구 예선풀리그 6차전 경기를 응원하러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직전 계획이 바뀌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진행되는 경기에 맞춰 촬영을 준비하기가 빠듯할 뿐더러 '무한도전' 올림픽 특집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무한도전'은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비인기종목에 힘을 싣겠다며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 베이징행에 앞서 체조와 레슬링, 여자핸드볼에 주목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무한도전' 팀이 선택한 응원 종목은 바로 육상. 정형돈과 전진을 제외한 '선배' 멤버들이 주경기장으로 갔다. 지난 17일 정형돈과 노홍철이 여자 핸드볼 중계에, 유재석이 이날 오후 체조 중계에 투입되면서 결국 중계 마이크를 쥐지 못하게 된 박명수와 정준하는 관중석에 앉아 모의 중계를 하며 한을 풀었다. 앞서 '무한도전' 전 멤버들은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위해 출발 전 교육을 받은 바 있다.

유재석은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체조 중계를 위해 낮부터 일찌감치 베이징실내체육관을 찾았다. 게스트 자격으로 출입증을 발부받을 수 있는 IBC와 달리 경기 현장에서 중계에 참여하려면 정식 ID 발급이 필수. '무한도전' 멤버로는 유일하게 ID를 발부받은 유재석만이 보조 해설을 맡을 수 있다. 30분 남짓 긴장 속에서도 차분하게 해설을 마친 유재석에게는 이후 찬사가 쏟아졌다.

유재석이 홀로 애쓰는 동안 다른 멤버들이라고 가만있을 수 없다. 나머지 네 멤버는 체조와 함께 시작하는 여자핸드볼 8강전 중국과의 경기 응원을 위해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으로 향했다. 투혼 속의 승리에 '무한도전' 역시 감격을 함께 나눴다.

이날 촬영의 마무리 역시 IBC에서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베이징 촬영,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전진은 핸드볼 경기 응원 차림 그대로 IBC를 찾아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핸드볼 경기 이후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의 촬영 역시 11시가 다 되어서야 마무리된다.

20일..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특집 끝?

따로따로 베이징에 들어왔던 '무한도전' 멤버와 제작진은 가는 길만은 함께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전진 등은 8시께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서울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시작해 밤까지 촬영이 이어졌지만 멤버들은 물론 스태프도 "이정도 쯤이야"라는 반응이다. "'무한도전' 해외촬영 사상 가장 여유로웠던 일정"이라는 찬사도 쏟아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전까지의 촬영이 살인적일만큼 고단했기 때문.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촬영 땐 4일 동안 딱 10시간을 잤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찾아가며 몇 달 전부터 시작된 베이징 올림픽 특집 제작의 본 게임은 이제부터. 긴 베이징 로케이션 촬영 동안 쏟아져 나온 100개가 훌쩍 넘는 테이프를 편집할 일이 남았다. 베이징에서의 시간이 몇 차례, 몇 분의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해질 지, 편집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시청자들이 접하는 1시간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무한도전'의 베이징행 그 마지막 2박3일을 들여다본 '무한도전' 제작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까? <취재협조=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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