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 번도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승리에 대한 집념이 낳은 금메달이었다. 21일 2008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임수정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출국 전에 미니홈피 제목조차 우승을 다짐하는 문구로 고쳐놓고 왔을 정도로 고대했던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이 시작될 당시만 하더라도 임수정은 그리 큰 기대를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최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관심은 황경선과 손태진에게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임수정은 주눅 들지 않고 차례차례 승리를 쌓아갔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 혹독한 훈련도 참았다"고 말할 만큼 우승에 대한 갈망이 컸기 때문이다.
임수정은 16세의 어린 나이로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지만, 그 이후로는 오랫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그 결과 메이저급 국제대회 경험을 쌓지 못했다.
2003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과 2007년 세계대학선수권에서 우승은 했지만, 성인까지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는 별 실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대표선발전에서 계속 아깝게 떨어져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어려서 대표가 돼 상처도 많이 받고 비난도 많았다"는 것이다.
어렵게 따낸 베이징행 티켓인 만큼 그의 각오는 대단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는 미니홈피의 제목을 '8.21.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을 위해!'로 바꾸고, '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거야'라는 문구도 달며 의지를 다졌다. 결국 결승전에서 아지제 탄리쿨루(터키)를 맞아 기습적인 오른발 뒤차기를 꽂아 넣으며 3대2로 승리를 차지했다. '예언'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21일 경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수정은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았는데 이겨내고 여기까지 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계대회가 있는 만큼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영어를 좀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부터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좀 즐겁게 보내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임수정의 미니홈피에는 방문객들의 축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 바로 전날인 20일이 임 선수의 생일이었기에 그녀는 생일 축하까지 덤으로 받았다.
태권도인으로서 동질감을 표현하며 축하하는 댓글도 많았다. '권성문'은 "저도 모레 4품 심사 보러 간다"며 "금빛발차기 멋졌어요.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박소영' 역시 "저도 학교 선수부였다"라며 "얼마나 힘들었을 지를 알기에 어제 금메달 땄을 때 같이 울었다"는 글을 남겼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