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아버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강했다"(인터뷰)

조철희 기자  |  2008.08.22 16:52

명불허전. 결정적인 한방으로 대한민국 야구의 영웅임을 입증한 이승엽. 그는 역시 스타였다.

스타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끝까지 믿었다. 아버지의 그 믿음은 결국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와 조국을 감동시켰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65)씨는 22일 베이징올림픽 야구 한국-일본 준결승전 직후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대회 성적이 워낙 안좋아 걱정 90%, 희망 10%였다"며 "그러나 결국 해내줘서 고마움과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벅찬 심정을 전했다.

이씨는 "걱정이 많이 됐지만 늘 그랬듯이 결정적인 순간에 무언가 하나 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며 "승엽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큰 대회와 결정적인 순간에 강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들이 이날과 똑같이 보여줬던 '한방'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1993년 제48회 청룡기고교야구대회와 삼성라이온즈 4번타자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던 2002년, 그리고 지바 롯데 시절을 비롯해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지난 3월 올림픽예선까지, 영웅이 된 아들의 역사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이승엽이 베이징에 들어간 이후 2~3번 정도 통화를 했다는 이씨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까봐 걱정된다는 소리는 한번도 안했다"며 "승엽이의 어머니도 하늘나라에서 많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하리만치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이 컸던 이씨는 "그동안 본가인 대구를 떠나 두문불출하면서 승엽이의 경기를 지켜봤다"며 아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예선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도 삼진-병살-삼진을 기록하며 큰 실망감을 안겼다. 4번째 타석에서도 2스트라이크에 몰리면서 또다시 기대를 저버리는 듯했다. 그러나 마법같이 극적인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입증했다.

이날 경기에서 6대2 역전승을 거둔 대표팀은 한국야구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부터 열리는 쿠바-미국 준결승전 승자와 23일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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