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유승준 복귀 청원 논란

전예진 기자  |  2008.09.04 16:23
↑ 유승준(스티브 유)

"유승준을 다시 한국으로 복귀 시킵시다!"

지난 2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은 올라온 지 이틀만에 1000명 가까이 서명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유승준은 2001년 8월 4급을 판정받아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역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군 입대를 3개월 앞둔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청원자는 "유승준이 군 입대 의사를 밝힌 후 1년 뒤인 2001년, 미국 영주권자가 다른 나라의 군에 입대하면 시민권과 영주권뿐만 아니라 비자까지 박탈당하도록 법이 개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평생 미국 시민이 될 수 없고 미국 거주는커녕 방문조차 할 수도 없다는 이야기다.

이어 "부모 형제가 미국에 살고 있는 유승준으로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두둔했다. 또 한국 언론의 허위보도설, 찬반 여론 조작설을 들며 아직까지 유승준을 '생매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새로 바뀐 미국 법률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언론의 허위보도설과 조작 투표설도 사실 무근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미국 이민국 사이트(http://www.uscis.gov)는 미국시민권자가 적성국의 군대에 들어갈 경우 시민권이 박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적성국가가 아닌 한국은 해당 사항이 없다.

미영주권자의 경우 이민국의 특별한 승인 없이 6개월 이상 한국에서 체류할 경우 영주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재입국 허가(Reentry Permit)을 신청하면 최대 2년간 한국 체류가 가능하다.

병무청 관계자는 "영주권을 포기하면서 군복무를 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4년부터 영주권자를 위한 입영제도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른바 '국외영주권자 군복무지원 종합대책'.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통군인들과 똑같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했지만, 이 제도를 통해 비자 처리 기간이 만료될 경우 해외 출국을 허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비자과 관련된 국제 법률 전문가 문상일 변호사도 "요즘은 한국에서 미국영주권자가 군대를 가더라도 영주권은 그대로 남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의 정부가 협의를 통해 영주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영주권자가 한국으로 군 입대를 하면, 휴가 때 특별히 미국에 가서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유승준 복귀서명

한편 난데없는 유승준 복귀 청원에 네티즌들의 반발 움직임도 거세다. 청원 하루 뒤인 3일 유승준 복귀 서명운동에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맞대응은 격화됐다. 아고라 청원의 톱 15위 중 6개가 유승준과 관련된 것일 정도다.

필명 '곰네마리'는 이 청원이 "연예 기획사가 조장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의 눈초르릴 보냈다. 또 "우리나라에서 군 입대를 하면 다시는 미국 땅을 못 밟게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미국에서도 자원입대해 복무하는 분들도 많다고 분노했다.

4일 현재 '스티븐유 입국반대 그리고 그의 과오'라는 글이 2위에 올랐고,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필명 '휘뚜루마뚜루'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하였거나 이탈하였던 자는 국적회복을 허가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헌법 국적법 9조 2항을 명시하며 "헌법 위에 유승준이 있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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