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마지막으로 '이상한 놈' 태구(송강호 분)의 비밀을 공개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놈놈놈' 커뮤니티 카페에 주인공들의 숨겨진 사연과 감독의 의도를 담은 글을 꾸준히 올려왔다.
얼마 전 창이(이병헌 분)의 삭제장면과 도원(정우성 분)이 원래 명품라이플(소총)에 목숨을 건 인물임을 밝힌 데 이어 주인공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김 감독은 태구라는 이름이 사실은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생의 이름이라고 깜짝 공개했다. 그는 "그 친구가 공부는 굉장히 못했는데 축구하나는 귀신같이 잘 했다"며 "친구의 동물적인 감각을 윤태구라는 캐릭터에 옮겨놓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주문이 잘 걸린 덕분인지 캐릭터가 정말 윤태구답게 나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강호의 캐릭터 분석력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또 태구라는 인물은 김두한, 시라소니같은 전설적인 주먹들에게서 모티브를 따왔으며 잔인함을 부풀리기 위해 싸움에서 이기면 상대의 손가락을 하나씩 잘라 모은다는 설을 첨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원이 태구에게 창이가 손가락귀신이라고 잘못 이야기하는 회상장면을 소개했다.
태구를 찾아간 창이가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누군가를 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클로즈업 화면에서 현실의 도원이 나온 뒤 다시 술그릇에 손가락 하나가 빠지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간단한 회상장면을 한 번에 보여주지 않고 끊어서 연결한 이유도 설명했다. 중간부분을 생략해서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한 목적과 도원이 잘 못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주기 위한 신호였다는 것.
김 감독은 태구의 정체가 폭로 됐을 때 그것이 영화 전체에 걸쳐있는 태구의 캐릭터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털어놨다.
태구가 귀시장에서 잠수모를 쓰고 총격전을 돌파해 나가는 장면도 이 같은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김 감독은 "귀시장 좌판에 놓여있는 잠수모를 보는 순간 아이디어가 불붙듯 확 떠올랐다"며 "이 장면을 재밌게 연출하면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뒷얘기를 풀어놨다.
그는 "그냥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장면도 감독은 머리를 쥐어짜고 생각하고 생각해서 나온 결과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캐릭터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즉흥적인 발상이 떠오르도록 오감을 열고 있어야 하는 것이 감독의 몫이며 그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지운 감독은 최근 텔룰라이드 영화제에서 상영된 '놈놈놈' 무대 인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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