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싱' 신명철, 아역배우의 재발견

이천(경기)=김건우 기자,   |  2008.09.06 19:41

아역배우들이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크로싱'의 신명철이 6일 오후 7시 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 도자기 엑스포 야외특설 공연장에서 열린 제16회 춘사대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크로싱'으로 아역특별상을 수상했다.

아역특별상은 춘사대상영화제의 시상부문에 없는 부분으로 올해 특별히 제정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신인남우상을 심사하면서 특별한 아역을 발견했다. 하지만 성인 연기자와는 경쟁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특별히 상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아역배우가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사례는 고아성이 2006년 제27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고, 박지빈이 2005년 뉴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손에 꼽힌다.

최근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윤제균 감독의 '1번가의 기적'에서 박유선이 구수한 사투리로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방울토마토'에서 김향기가 할아버지와 손녀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 주목을 받았다.

아역 연기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2002년 '집으로'의 유승호가 대표적이다. 당시 유승호의 연기는 400만 관객의 가슴을 울렸지만 영화상과는 이어지지 못했다.

아역배우들의 약진은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됐다. 문근영, 진구, 백성현 등이 탄탄한 연기력을 통해 '아역 배우는 연기를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이에 이제는 드라마에서 아역스타의 등장이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비중이 커졌다. 연기파 배우 문소리는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아역과 비교돼 '미스 캐스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크로싱'은 아역배우에게 힘을 실어줬다. '크로싱'은 2002년 북한 탈북자들의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사건을 소재로 탈북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신명철은 열한 살 아들 준이 역을 맡았다.

탈북자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그려 '정치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강했지만, 이를 깨고 담담히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신명철의 연기가 있기에 가능했다. 마른 외모에 맑은 눈동자에서 보여지는 솔직한 연기는 관객의 눈물을 자극했다.

춘사대상영화제의 아역특별상 제정의 선택은 충무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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