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학교이티', 학교…그곳은 뜨거은 감자

김건우 기자  |  2008.09.14 07:30

학교는 기상천외한 소동이 일어나는 흥미로운 곳이다. 학교는 자유분방함과 규제에서 오는 억압이 공존하기 때문에 공포영화, 멜로영화, 코믹영화 등 모든 장르의 단골소재였다.

젊은이들의 황폐한 삶을 진지하게 다루기도 하고, 대학이란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심지어 '올드보이'의 오대수는 고등학교 때 말 한마디 잘못해 15년간 갇힌 채 군만두만 먹었으니 학교란 소재가 얼마나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단골 레퍼토리인가.

'울학교이티' 미스터리 언어를 체육선생님이 가르친다?

영어는 초, 중, 고등학교 12년을 배워도 외국인과 대화를 할 수 없는 미스터리 언어다. 그 언어를 체육선생이 가르친다.

해 뜨면 공차고 비오면 자습하던 체육선생 천성근(김수로)은 퇴출 위기를 맞아 영어 선생님으로 변신을 꾀한다.

하지만 절대 만만치 않다. 다 잊어버린 영어 문법에, 학생들은 대학 합격을 좌우하는 과목인 영어를 체육선생이 가르친다는 것이 미덥지 않은 눈빛이다. 이에 천성근은 학원을 다니고, 전교 1등의 노트를 빌려 공부하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 노력한다.

'울학교이티'는 불량학생을 선도하고, 교내 폭력을 나름의 방법으로 진압하는 등 기존 학교 코믹에서 다뤘던 소재들도 김수로만의 웃음코드로 잘 살려냈다.

'스쿨 오브 락' 아이들의 잠자고 있는 끼를 깨워라
교실에 떠드는 학생 한 명 없고 모두들 조용히 공부만 하는 교실. 그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인가라는 생각에 반기를 든 선생이 있다.

락커 듀이(잭 블랙)는 이제 막 밴드에서 쫓겨난 신세다. 듀이는 여자친구에게 구박을 받자 친구의 이름을 사칭해 사립학교에 대리교사로 취직을 한다. 하지만 틀에 갇혀 있는 학생들을 보고 듀이는 록그룹을 조직해 맹연습에 돌입하고 아이들은 자신의 끼를 조금씩 알아간다.

잭 블랙은 단순무식하고 뻔뻔하지만 통쾌한 유머를 구사하는 배우다. 현실에 쏟아내는 독설을 들으면 묵혔던 체증이 뻥 뚫린다.

그런 점에 잭 블랙의 학교 귀환은 너무나 환영할만한 일이다. 틀을 깨는 그의 사고방식은 뻔한 스토리를 유쾌한 축제로 즐기게 한다.

'방과 후 옥상' 어디에나 있는 인물 '왕따'
학교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왕따다. 봉태규는 SBS '워킹맘'에서 더 이상 처절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처절했던 모습은 '방과 후 옥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뭘 해도 꼬이기만 하는 고등학생 남궁달(봉태규)의 인생은 재수 없기로 따지면 전교 1등감이다. 왕따 탈출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고 친구의 충고대로 약해 보이는 놈을 붙잡고 시비를 걸었는데 알고 보니 학교의 짱 재구(하석진)다.

'방과후 옥상'은 선생이나 부모 등이 등장하지 않고 규제 안에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다른 학교영화와 차별된다. 그렇기에 '방과후 옥상'은 기묘한 상황 연출과 소품을 이용해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는 단순히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시간구성을 통해 성장 드라마적 요소를 살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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