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대표가 이효리에게 무릎꿇은 사연

김관명 기자  |  2008.09.15 15:01


누구는 그랬다. 이효리의 낮 화장법과 밤 화장법이 다르다고.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몸빼 바지를 입고 선머슴처럼 행동하는 이효리와, '유고걸' '헤이 미스터빅'을 부를 때의 섹시걸 이효리가 그만큼 다르다는 것이다. 이 야누스, 아수라백작 같은 변신술의 아이디어는 바로 '가요계 미다스의 손' 김광수 엠넷미디어 제작이사가 냈다.

"이효리의 8월 음반이 너무 잘 됐어요. 나이 들었다고 주위에서 우려가 많았는데 보란 듯이 성공한 거죠. 사실 올해 들어 네가지 승부수를 뒀어요. 영화 '고사', 드라마 '에덴의 동쪽', 이효리 음반, 그리고 이효리의 '패밀리가 떴다' 출연. 이게 다 잘 돼서 행복합니다."

사실 '패밀리가 떴다'는 스타들의 농촌 시골 체험기라 이효리 같은 섹시 컨셉트의 여가수에게는 자칫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었던 결정이었다. 김광수 이사라고 이를 몰랐을까. 그가 '패떴' 출연 전 소속 가수인 이효리를 설득한 과정은 이랬다.

"당시 이효리가 출연한 '체인지'가 잘 안된 반면, KBS '1박2일'과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잘 되고 있었어요. SBS가 죽을 쓰고 있을 때 '패떴' 제의가 왔고, 전 이효리한테 무릎을 꿇고 눈물을 글썽이며 '패떴을 한번만 해달라'고 사정했죠. 음반 나오기 전이었어요. '패떴'이 되면 판까지 된다, 우리는 영웅이 된다고도 했죠. 음반과 '패떴' 컨셉트가 정반대였거든요. '산골 선머슴 처녀가 무대에선 완전히 다르게 변신한다'. 결국 '패떴'은 4주만에 터졌죠."

결국 이효리는 김광수 이사의 승부사 기질을 톡톡히 본 셈이다. 가요 제작자 거의 대부분이 움츠려든 지난 여름, '이효리 카드'로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진 게 보기 좋게 적중한 것. '패떴'에서 완전히 망가진 이효리에게서 사람들은 그녀의 '진정성'과 '근성' '근면성' '독기'를 봤고, 이는 다시 화려하고 섹시한 무대의 이효리 이미지와 감히 넘볼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효리의 음반 판매량은 예상 2만5000장을 훌쩍 넘어 7만장 넘게 나갔고, 모바일로만 9억원 가량 수입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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