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新舊 배우 열연이 빛난다②

[★리포트]떴다! '에덴의 동쪽'

김겨울 기자  |  2008.09.17 14:37
MBC '에덴의동쪽' ⓒMBC


'에덴의 동쪽'이 월화극 최강자로 등극했다. 16일 처음으로 맞붙은 SBS '타짜'와의 대결에서도 두 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싱겁게 첫 승부에 이겼다.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16일 방송된 '에덴의 동쪽'은 26.3%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 이는 15일 방송에 비해 6.6%나 상승한 수치다.

반면 첫 방송한 SBS '타짜'는 12.9%, KBS 2TV '연애결혼'은 4.6%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에덴의 동쪽'의 이 같은 순풍의 요인을 분석했다.

◆ 아역들이 초반 시청률 견인에 '톡톡'

'에덴의 동쪽'은 첫 회 11.3% 시작, 점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지난 2일 방송된 4회에서 17.8%로 20% 돌파를 눈에 앞두더니 드디어 25%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같이 높지 않았던 시청률에 비해 상승 곡선을 탄 것은 초기 아역 분량 방송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특히 한 자리 수의 저조한 시청률에 혹평까지 시달렸던 스페셜 방송편을 감안하면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컸다. 송승헌의 꼬마 아역으로 출연했던 신동우는 당시를 회상하며 "굴러 떨어지는 장면도 힘들었지만 아버지(이종원)이 죽는 장면에서 너무 많이 울었다"며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펼쳤음을 짐작케 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어린 동철이의 연기에 가슴이 막히고 많이 울었다'는 평들이 올라오며 아역 배우의 연기를 칭찬했다. 동철이의 청년기에 등장했던 김범 역시 호평받기는 마찬가지.3회부터 등장한 김범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노숙범과는 달리 카리스마 있는 눈빛 연기로 좌중을 압도했다.

김범은 극 중 대립 관계인 신태환 역을 연기한 중년배우인 조민기와의 대결 장면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으로 극에 긴장감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김범은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친구들이 주로 맡는 아역 역할의 캐스팅에 쉽게 응하기 어려웠음을 고백하며 "3회 분량을 6개월 넘게 찍었는데 정상적인 분장이 거의 없었다. 늘 상처가 있고 멍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쉬운 장면이 없었다. 액션신에서 합이 맞지 않아 턱을 맞고 기절한 적도 있다. 촬영 동안 응급실만 서너 번 다녀왔다"고 말하며 웬만한 신에서 대역도 없는 투혼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극 초반 아역 배우들의 어린 나이답지 않은 투혼은 시청률 견인에 한 몫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 화려한 캐스팅은 독? VS 약? 약됐다

방송되기 전부터 '에덴의 동쪽'은 250억의 거대 제작비와 더불어 송승헌, 연정훈, 한지혜, 이다해, 박해진, 유동근, 이미숙, 조민기,정혜영 등 화려한 캐스팅이 주목받았다. 이 같은 높은 관심과 함께 화려한 캐스팅은 자칫 방송 분량에서 배우들의 '알력 다툼'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우려를 받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6일 '에덴의 동쪽' 성인 출연진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 같은 우려는 서서히 종식돼가는 중이다. 우선 첫 회부터 등장했던 이미숙, 조민기, 전미선, 나현희 등은 아역 연기자들의 연기를 일일이 지도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혼연을 펼쳤다.

특히 이미숙의 억척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냉혈한 조민기의 섬뜩한 연기는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특별 출연으로 등장했던 이종원 역시 엘리트 광부면서도 가족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성인 부문부터 등장한 송승헌, 연정훈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 슬픔이 묻어나는 것 같으면서도 남성적 매력을 흠뻑 보여주는 송승헌의 연기에 벌써부터 여성 팬들의 마음은 설렌다. 이와는 대조적인 캐릭터로 건실하면서도 뚜렷한 주관을 가진 서울대 법대 수석 학생으로 등장하는 연정훈 역시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또 생애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하는 박해진의 연기도 예사롭지 않다. '리틀' 조민기로 나오는 박해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하남' 이미지를 벗어내고 배우로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이다해, 한지혜 등도 극 중 당찬 법대 여성과 순박한 시골 처녀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다만 이연희의 연기가 다른 연기자들과 따로 노는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 옥에 티다.

이들 뿐 아니다. 데니스 오, 정혜영 등 스케일이 넓은 대작답게 외국어가 많이 등장하는 데 이같은 외국어 대사 연기도 무난하게 처리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0부작 인만큼 섣불리 평가를 내리긴 어렵지만 현재처럼 분량 욕심 없이 배우들이 각자 맡은 캐릭터에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미리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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