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동사서독' 시절, 감독 아닌 여행사 사장"

부산=김건우 기자,   |  2008.10.09 18:56

왕가위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는 '동사서독 리덕스'에 얽힌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왕가위 감독은 9일 오후 해운대 그랜드호텔 22층 스카이 홀에서 열린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 참석, "'동사서독'은 중국 서안에서 촬영이 됐다. 당시 임청하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다른 작품 촬영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씩 왕래를 해야 했다. 감독이 아니라 여행사 사장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배우들이 언제, 어떻게 올지 고민을 많이 했다. 무술감독이었던 홍금보가 요리솜씨를 뽐내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서 기다렸다"고 말해 취재진을 폭소케 했다.

왕가위 감독은 '동사서독'의 촬영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경삼림'의 촬영을 하기도 했다. 왕가위 감독은 "'동사서독'이 '중경삼림'보다 관객들 반응은 더 좋았다. 다만 '동사서독'은 관객의 반응이 양극화 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사서독'은 사랑뿐만 아니라 인생에 관한 문제를 담고 있다. 비단 중국 사람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봤을 때 공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왕가위 감독이 부산에 들고 온 작품 ‘동사서독 리덕스’는 지난 1994년작 ‘동사서독’을 재편집한 버전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된 바 있다.

왕가위 감독은 1998년 '열혈남아'로 데뷔해 '아비정전'으로 홍콩금장상영화제에서 5개 부문을 수상했다. '동사서독' '중경삼림' 등을 연출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는 2004년 개막작 '2046', 2001년 폐막작 '화양연화' 등 총 6편의 영화가 초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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