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저예산영화 제작 붐, 꼭 좋은 것 아냐"

ⓒ송희진 songhj@

10억원 규모의 영화 '미쓰 홍당무'를 제작한 박찬욱 감독이 최근 저예산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있는 데 대해 꼭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라며 한국영화 규모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욱 감독은 13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영화가 잘되기 위해서는 사이즈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 자신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 3분의 1 수준인 10억원을 들여 '미쓰 홍당무'를 제작했지만 최근 저예산영화 제작이 한국영화 희망으로 비춰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박찬욱 감독의 설명이다.

최근 영화계 일각에서는 6억5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영화다'와 18억원 가량이 투입된 '고사'의 흥행으로 저예산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비몽' '멋진 하루' '사과' '미쓰 홍당무' 등 평균제작비보다 낮게 제작된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자 저예산영화 상찬론도 이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저예산영화가)잘된다고 해도 다 이런 영화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간 규모 제작비 영화와 블록버스터들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욱 감독은 "'미쓰 홍당무'는 원래 정해진 제작비가 있었다"면서 "이경미 감독이 이 제작비로 할 수 없다고 하면 초기 비용이 좀 들기는 했지만 접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하지만 이경미 감독이 할 수 있다고 했고 그 정도 밖에 제작비를 못구해준 것은 미안했지만 그 다음은 감독의 몫이었다. 그리고 훌륭히 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미쓰 홍당무'는 흥분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여자 선생님이 고교 시절부터 짝사랑하던 유부남 은사에게 스토킹에 가까운 애정공세를 펴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이다.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