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계절이 바뀌면 유난히 듣고 싶어지는 노래가 있다. 때가 되면 감성이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노래, 라디오와 거리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귀를 자극하는 계절별 유행가가 있다.
봄비가 내리거나 햇볕이 내리쬘 때,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거나 첫눈이 올 때면 어김없이 듣게 되는 반가운 손님이다. 이 같은 노래는 그 계절이 올 때마다 두고두고 회자되며 영원히 추억으로 기억된다. 서랍 속에 고이 넣어뒀다가 문득 그리워질 때 꺼내보고 싶은 오래된 사진처럼 말이다.
매년 10월의 마지막 밤이 오면 응당 들어야만 하는 노래가 있다. 바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1982년 발표된 이 곡은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10월31일이 되면 라디오와 TV전파를 타고 울려 퍼지는 불후의 명곡이 됐다. '잊혀진 계절'은 하루 동안 100회 이상의 전파를 타며 '단일 국가 내의 단일 곡(대중가요곡) 중 최다 일일 방송곡'이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조영남, 나훈아, 김승덕 등 원로가수를 비롯해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박화요비 등 신세대 가수들까지도 리메이크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청순스타 김지연의 90년 히트곡 '찬바람이 불면'도 가을이면 꼭 듣게 되는 노래다.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낙엽이 지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라는 노랫말은 요즘 같이 몸과 마음이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에 듣기 제격이다.
낙엽이 떨어질 때는 85년 발표된 고은희·이정란의 '사랑해요'가 떠오른다. '떨어지는 낙엽들 그 사이로 거리를 걸어봐요 지금은 느낄 수 있어요 얼마나 아름다운지 돌아보면 아쉬웠던 순간이 너무도 그리워요 이제야 느낄 수 있어요 얼마나 행복했는지...'가 흥얼거려진다.
겨울 노래는 겨울에 들어야 더욱 따뜻하다.
약 한 달 후쯤 첫눈이 오게 되면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구요'를 들어보자. 86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을 수상한 이 노래는 제목 그대로 첫눈이 온 날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20년이 지나도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이 노래는 386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정석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첫 눈이 오면 내 노래가 나오니까 첫 눈이 오기가 기다려진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항상 울려 퍼지는 왬(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도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이다. 김현철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이승환의 '크리스마스에는' 처럼 이 즈음을 노리는 노래도 많다.
봄에는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김현철의 '봄이 와', 서영은의 '봄날'처럼 잔잔한 노래가 어울린다. 제목이나 노랫말에 절기가 들어가 봄의 정취와 추억을 한껏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날엔 시원한 바람이 있는 바다와 계곡으로 떠나는 것이 상책.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는 피서철 여행객들이 즐겨듣는 필수 곡이다. 92년 발표된 이 곡은 최근 이승기가 리메이크해 MT를 떠나는 대학생들에게도 있기 있는 명곡이 됐다.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도 6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30년이 훨씬 넘는 세월동안 꾸준히 사랑받았다. DJ DOC, 권윤경, 강촌사람들, 비쥬, 노브레인 등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하며 여름철 젊은이들의 마음을 방망이질 했다.
인디고의 '여름아 부탁해'와 DJ DOC의 '여름이야기', 서연이 리메이크한 듀스의 '여름 안에서' 등도 여름에 찾게 되는 유행가다.
감수성이 풍부한 10대에서 20대 사이 젊은 시절 들었던 노래는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흘러도 평생 가슴 속에 남는다. 말 그대로 '올디스 벗 구디스'다.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계절별 유행가도 훗날 불후의 명곡으로 재탄생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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